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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구청장은 노래 부르고, 女간부 공무원들은 ‘백댄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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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지난 6일 광주 북구 동강대에서 진행된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 당시 문인 북구청장과 여간부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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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북구청장이 KBS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여성 간부 공무원들을 백댄서로 세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공무 수행 명목으로 출장까지 신청했다.

    13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가 진행됐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행사에는 문인 북구청장, 북구의회 의원,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여했다.

    문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다. 국·과장급 여성 공무원 8명은 구청장의 뒤에서 춤을 췄다. 이들은 선글라스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반짝이 술 장식의 응원 도구까지 흔들어 사실상 ‘백댄서 역할’을 했다.

    이들은 평일에 열린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무 목적 출장’까지 낸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커지자 문 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관례적 요청에 따라 무대 참여를 수락했고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주민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간부 공무원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며, 특정 성별이나 직급을 지목해 요청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여성 간부들만 무대에 선 점에 대한 우려는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는 성명을 내고 “공무원들을 들러리로 삼아 조직의 자존감을 훼손했다”며 “자발적 참여였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를 용인한 구청장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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