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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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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냐 조국이냐... 40년 서울시오페라단의 특별한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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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와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오페라 '아이다'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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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아이다. 파이낸셜뉴스와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오페라 '아이다'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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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아이다. 파이낸셜뉴스와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오페라 '아이다'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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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아이다. 파이낸셜뉴스와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오페라 '아이다'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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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아이다. 파이낸셜뉴스와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오페라 '아이다'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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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아이다' 하이라이트인 개선 행진 장면. 파이낸셜뉴스와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오페라 '아이다'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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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사랑이냐, 조국이냐.’ 선전포고가 울려 퍼지는 순간, 세 남녀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된다. 고대 이집트의 찬란한 역사와 사랑의 비극이 교차하는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가 13일~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First-Class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와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공연은 원작의 진정성에 동양적 해석을 더한 연출, 음악 본연의 숭고함을 되살린 지휘,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직조한 성악이 어우러져 ‘그랜드 오페라’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무대로 완성됐다. 특히 죽음을 통해 사랑을 완성한 두 남녀의 섬세한 이중창 ‘오, 세상이여 안녕’은 늦가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깊은 여운으로 물들였다.

    1871년 이집트 카이로 왕립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아이다’는 강대국과 약소국의 갈등 속 적국의 장군을 사랑하게 된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 영웅적 이상과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사랑·질투·권력을 오가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다.

    이번 공연은 ‘아이다’ 무대에 100회 이상 오른 소프라노 임세경을 비롯해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서울시합창단, 위너오페라합창단이 함께하며 원작의 장엄한 분위기를 되살렸다. ‘아이다’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2막 ‘개선 행진’ 장면에서는 200여 명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에너지가 폭발했다. 주·조연 성악가와 대규모 합창단,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져 웅장한 사운드를 선사했고, 무대 위 금관악기가 객석과 피트를 가로지르며 세종문화회관 전체를 울렸다. 여기에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군무와 전·후면을 가득 채운 영상, 회전 무대가 어우러지며 시각적 장관을 연출했다.

    ‘아이다’의 매력은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 섬세하게 전개되는 인간의 드라마에 있다. 이번 무대는 특히 ‘양면성의 미학’이 빛났다. 연출자 이회수는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삶과 영광’, 해가 지는 서쪽을 ‘죽음과 영원’으로 상징화하며, 공간과 조명, 색채를 통해 두 세계의 대비를 구현했다. 궁정과 광장, 개선 장면은 찬란한 금빛과 강렬한 색채로 생의 에너지를 드러냈고, 신전과 무덤은 절제된 빛과 깊은 음영으로 죽음의 세계를 표현했다.

    음악의 극적 대비 또한 돋보였다. 대규모 합창과 군악의 장엄함 뒤에 이어지는 성악가의 아리아·이중창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드라마의 리듬을 만들었다. 특히 모순된 감정에 괴로워하는 세 남녀의 드라마틱한 감정 속에 이집트 사제들과 무녀, 패전국 포로들의 합창이 때론 장엄하게, 때론 아름답게 펼쳐졌다.

    ‘아이다’의 진가는 베르디가 만들어낸 감정의 대화, 즉 이중창에서도 드러났다. 2막에서 암네리스가 아이다의 마음을 떠보는 장면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3막 나일강 장면에서는 아이다가 아버지 아모나스로와 부르는 이중창이 인상적이었다. 앞서 임세경은 이 장면을 두고 “아버지가 넌 내 딸이 아니고 이집트의 노예라고 저주할 때 그 순간의 비통함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로 느껴질 정도로 늘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오페라 무대를 넘어 각종 공식 행사에서도 연주되는 ‘개선 행진곡’은 승리의 환희 뒤에 감춰진 패전국의 비통함과 영광의 행렬 뒤에 놓인 남녀의 비극적 운명을 동시에 예고하며 깊은 아이러니를 자아냈다. 이 웅장한 행진곡은 아이다에게는 연인의 승리가 곧 조국의 패배로 이어지는 잔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하고, 라다메스에게는 영광의 순간이 곧 자신을 옭아매는 굴레로 작용한다. ‘베르디가 만든 가장 아름답고 잔혹한 음악’이라는 평이 붙는 이유다.

    이날 공연에서 아이다 역을 맡은 임세경은 사랑과 조국 사이에서 흔들리는 영혼을 특유의 품위와 강인함으로 표현했다. 이집트 장군 라마데스 역의 신상근 역시 강인하고도 화려하지만 고독한 인간의 얼굴을 노련하게 드러냈다. 암네리스 역 양송미는 사랑과 질투, 후회와 구원의 감정을 넘나들며 이 작품의 비극적 정점을 완성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지하 무덤에서 죽음을 맞지만, 그 공간은 어둠이 아닌 ‘빛으로 물든 강의 저편’으로 그려진다.

    이회수 연출은 “‘아이다’를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상징하는 나일강과 삼도천의 은유를 중심으로 재해석했다”며 “삼도천은 단순히 죽음으로 향하는 길목이 아니라, 죽음을 통과해야 비로소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시작점이며, 이는 삶이란 단지 사후의 세계를 준비하는 짧은 순간이라 여겼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13~16일 세종문화회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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