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의료관광 소비 대부분 수도권·미용 분야에 몰려
야놀자리서치 "회복형 관광으로 지역 연결해야"
13일 서울 명동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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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 의료관광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서울 집중'과 '미용 편중'이 계속되면 현재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야놀자리서치가 발간한 'K-의료관광의 현황과 질적 성장 전략'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환자가 117만 명으로 집계돼 팬데믹 이전 최고치(2019년 49만 7000여 명)를 두 배 이상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의료비 부담과 고령화 문제가 커지면서 치료 목적의 해외 이동이 늘어난 가운데, 한국이 이를 효과적으로 받아낸 결과라는 평가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408달러(약 354만 원)로 일반 관광객보다 훨씬 높아, 의료관광이 국내 관광산업의 '수익형 분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관영 야놀자리서치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의료 기술, 가격 경쟁력, K-컬처 인지도까지 모두 갖추면서 의료관광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과별 외국인 소비액 추이(억원)(야놀자리서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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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늘었지만…'서울 85%·미용 77%' 쏠림 심화
보고서는 외국인 환자가 크게 늘었음에도 서울(85.4%)과 피부·성형(77.3%)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과 진료 분야가 고르게 성장하지 못한 채 특정 분야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의료의 원래 장점인 암·심장질환 등 중증 치료 분야 회복이 더디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2024년 외국인 암 환자는 7147명으로 2019년(약 1만 1000명)에 못 미쳤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K-뷰티 중심의 미용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실제 치료 목적의 환자 시장에서는 한국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의료기술 신뢰도는 매우 높았지만, 이용 편의성, 외국인 환자 전용 서비스, 사후관리 항목의 만족도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증질환별 외국인 환자 추이(명)(야놀자리서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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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중 벗어나기 위한 5가지 해법은
보고서는 의료관광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다섯 가지 전략인 △거버넌스 일원화 △신뢰 기반 강화 △사후관리 개선 △콘텐츠 다양화 △전 과정 지원을 제시했다.
먼저, 거버넌스 일원화는 범정부 통합 컨트롤타워(가칭 K-MTA) 설립을 뜻하며
신뢰 기반 강화는 '유치사업자 등록제'를 '인증제'로 전환하고 표준계약서 의무화를 말한다
사후관리 개선은 귀국 환자 대상 비진료 목적 원격상담을 허용하며
콘텐츠 다양화는 중증 치료와 지역 웰니스(스파·숲 치유 등) 연계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마지막 전 과정 지원은 '환자의 탐색~예약~진료~관광~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안내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지금의 성과는 절반의 성공"이라며 "뷰티·미용 분야로 들어온 관심을 암·심장질환·건강검진 등 한국 의료의 핵심 분야로 확장하고, 치료 후 지역 웰니스와 연계한 회복형 관광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도 "K-컬처가 만들어 준 지금의 의료관광 골든타임은 영원하지 않다"며 "규제 혁신과 인프라 투자를 통한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 없이는 지금의 실적이 반짝 특수로 끝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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