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볼리비아에 2대0 승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오른쪽 둘째)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이재성(10번)을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FIFA 랭킹이 54계단이나 낮은 볼리비아를 상대로 답답한 경기를 펼치던 대표팀은 손흥민의 골로 주도권을 장악하며 2대0으로 이겼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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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개월 만에 돌아온 조규성(미트윌란)이 화려한 복귀 신고를 했다. 조규성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43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손흥민(LA FC)의 선제골과 조규성의 쐐기골이 터지며 2대0으로 이겼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경기였다. 한국(FIFA 랭킹 22위)은 볼리비아(76위)를 상대로 다소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중원에서의 잦은 패스 실수와 공격진의 결정력 부족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상대의 거친 몸싸움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불필요한 반칙을 범했고, 수비진은 몇 차례 패스 및 볼 컨트롤 실수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때마다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홍명보 감독은 “볼리비아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강한 상대였다”며 “우리가 그동안 해온 것과 다른 포메이션으로 나와서 부족함이 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에 주도권을 내준 채 0-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강한 전방 압박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막혔던 혈을 뚫은 건 역시 주장 손흥민이었다. 후반 12분 황희찬이 상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에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다. 그가 때린 오른발 슈팅은 골대 상단 구석에 꽂혔다. MLS(미 프로축구) ‘올해의 골’을 수상한 그의 LA FC 데뷔골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이 골은 지난 9월 멕시코전 이후 손흥민의 두 달 만의 A매치 득점이자 그의 통산 54번째 골이었다. 손흥민은 한국 A매치 통산 득점 1위 차범근(58골)을 4골 차로 추격했다.
1년 8개월 만에 A매치에 출전한 조규성이 후반 43분 쐐기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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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엔 줄곧 한국의 분위기였다. 조규성은 후반 31분 손흥민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작년 3월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 경기 이후 첫 A매치 출전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조규성에 대해 “아직 경기 감각이 완벽하지 않다”며 “이번 소집에선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규성은 10여 분 만에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이 올린 땅볼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상대 골키퍼 몸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조규성의 A매치 득점은 지난해 1월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홍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서 득점을 통해 자신의 자질을 직접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2대3 패배)에서 두 골을 넣으며 스타로 떠올랐다. 덴마크 리그에 진출한 그는 2023-2024 시즌이 끝난 후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혈액 감염이라는 불운이 겹쳐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지난 8월 실전에 복귀한 그는 소속 팀에서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공식전 4골을 넣으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오랜만에 출전한 A매치에서 특유의 골 결정력을 뽐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포트 2’ 수성에 파란불을 켰다. 월드컵 조 추첨은 다음 달 초 열리는데, 이번 달 A매치 결과까지 반영한 FIFA 랭킹을 바탕으로 포트를 나눠 진행한다. 한국은 23위 에콰도르, 24위 오스트리아 등과 포트 2 마지막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73위)를 상대로 조 추첨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대전=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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