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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취업과 일자리

    고용률 하락 실업률 상승…AI·정년연장까지 겹쳐 벼랑 끝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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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60대 고용률 역전에 체감실업률도 상승…'고학력 백수'도 늘어

    경력직 선호·대미투자도 악영향…"생애주기적 문제, 대책 필요"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청년층 취업자가 16만명 이상 줄고, 고용률도 18개월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12일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2 kjhpress@yna.co.kr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안채원 기자 = 올해 청년층 고용률이 떨어지고 실업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청년 고용 상황이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활용 확대와 정년 연장 논의까지 이어지며 고용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고용률 3년째 하락·실업률 코로나 이후 첫 반등…백수 기간도 늘어

    올해 1∼10월 평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13%로, 같은 기간 기준 2022년 이후 3년 연속 하락했다. 월별로는 18개월 연속 하락세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록이다.

    20대 인구가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14만∼21만명씩 4년째 감소하는 가운데 취업자는 더 주는 것이다.

    20대와 60대의 고용률 역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20대 60.7%, 60대 61.1%)에 이어 10월에도 20대(60.2%)가 60대(60.8%)를 밑돌았다. 이는 2020년 4∼11월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생이 급감한 때 이후 처음이다. 사회 초년생 고용 여건이 은퇴 연령에 접어든 60대보다 불리해진 셈이다.

    실업률도 뛰었다. 올해 1∼10월 평균 실업률은 6.1%로, 같은 기간 기준 2020년 9.1%에서 2023·2024년 5.9%까지 내려왔던 흐름에서 반등했다.

    실업자와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잠재경제활동인구 등 '실질적 구직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도 4년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올해 16.1%로 상승했다. 일반 실업률의 약 두 배 수준이다. 겉으로 보이는 실업률보다 청년들이 느끼는 고용난은 훨씬 심각하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청년층의 '백수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최종 학교 졸업자 중 1년 이상과 3년 이상 미취업 청년 비중은 46.6%와 18.9%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포인트(p), 0.4%p 증가했다.

    특히 고학력 청년을 중심으로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연합뉴스의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구직 활동을 6개월 이상 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전체 장기 실업자는 지난달 11만9천명으로 4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인 청년은 2만2천명으로 7개월 만에 최다 기록이다.

    청년들이 느끼는 고용 한파가 단순한 취업난을 넘어 장기적인 기회 상실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지난 10월17일 서울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게시판 모습. 2025.10.17 cityboy@yna.co.kr



    ◇ AI 확산에 일자리 직격타…윗세대와 일자리 경쟁까지 내몰려

    향후 청년 고용 상황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당장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AI 등장으로 청년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줄어든 청년층 일자리 21만1천개 중 20만8천개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생성형 AI인 '챗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출판업, 전문 서비스업, 정보 서비스업 모두에서 청년 고용이 11.2%, 20.4%, 8.8%, 23.8%씩 감소했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는 고학력 청년층의 구직난을 더욱 심화하는 요인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2025년 하반기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 작년 대졸 신입 채용자 중 28.1%가 경력자였다. 전년(25.8%)보다 2.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경력직에 유리한 수시 채용을 계획하는 기업 비중도 48.8%에 달했다.

    여기에 최근 정치·노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정년 연장' 논의까지 더해지면서 청년층은 중·장년층과 같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되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는 546만7천개로 201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고, 신규 채용 비중 또한 26.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취업 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60세 정년 연장으로 인한 청년층 채용 감소 효과가 대기업에서 더 컸다는 점에서, 고학력 청년층의 일자리 타격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총 2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면 국내 투자가 위축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도 거론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AI활용 본격화로 기업은 경력자를 원하는데 청년은 경력을 못 쌓는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술 진화 등 구조적인 변화를 고려해 청년 고용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AI, 정년연장, 대미투자 등 기업의 채용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청년 고용 문제는 단기적인 구인난이 아닌, 생애주기적 문제인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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