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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AI 한쿡] 내부에선 '기본법·컨닝' 진통, 외부에선 'OECD 의장' 리더십... 韓 AI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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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10일~16일 주간 AI 브리핑

    매주 월요일 아침, 지난 한 주간 쏟아진 한국 인공지능(AI) 소식을 핵심과 시사점만 깔끔하게 요리(Cook)해드립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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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이건한기자]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AI기본법' 시행령을 두고 산업계의 속도전과 신중론이 충돌한 한 주였다 . 대학가에서는 연세대, 서울대 등에서 발생한 집단 AI 부정행위 사태로 교육 현장의 평가 시스템이 시험대에 올랐다 . 이런 가운데 한국이 OECD의 AI 거버넌스 통합 의장직을 맡으며 글로벌 AI 정책 논의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 UNIST가 국내 대학 최초로 자체 생성형 AI '유니아이'를 공개했으며 LG유플러스는 통화 중 실시간 AI 비서 '익시오'를 공개했다. 오픈AI는 국내 지사 설립 후 첫 개발자 밋업 행사를 열어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 주요 소식

    ① AI기본법 40일 입법예고, '속도전' vs '신중론' 충돌

    (11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을 11월 12일부터 오는 12월 22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했다 . 이 기간 대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2026년 1월 22일부터 공식 시행될 예정이다 . 이번 기본법 시행 속도를 두고 업계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 AI기본법 초안 작성부터 참여한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일단 시작하고 부조리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면 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속도전 자체가 기업에 부담"이라며 "EU의 'AI법'도 수정 논의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세계 최초로 전면 시행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시행 유예 논의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

    이번 시행령에서는 AI 생성물 투명성 의무가 9월 초안의 '권장' 수준에서 '법적 의무'로 격상됐다 . 특히 주목할 점은 비가시적 워터마크(메타데이터, C2PA 등)는 '추가적 기술 수단'일 뿐이며 사용자에게 '최소 1회 이상 문구나 음성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점이 조문 수준으로 명문화된 것이다. 딥페이크 등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결과물'에 대해서도 '연령과 신체적 조건을 고려해 고지'해야 한다는 기준이 강화됐다. 정부는 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연착륙'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 과태료 부과에 대해 최소 1년 이상의 계도 기간을 운영하며 법무법인 활용이 어려운 중소·스타트업을 위해 '통합안내지원센터(가칭)'를 설치해 법 규정 이해와 이행 의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

    시사점: 이번 시행령 입법예고는 '세계 최초 AI 법 시행'이라는 상징성 뒤에 산업계에서는 여전히 현실적 기대와 우려가 공존함을 보여준다. 오랜 쟁점으로는 '고영향 AI'의 정의도 빼놓을 수 없다. 업계는 AI 모델에 대한 누적 학습량 등 획일적인 기준으로 고영향 AI를 지정하면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는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저해하고 규제 준수 비용이 급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AI 기본법 도입의 신중론은 글로벌 규제 완화 흐름과도 맞물려 힘을 얻고 있다. EU 역시 AI 규제법의 일부 조항 적용을 1년 유예하는 등 '단순화 패키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는 법안 에도 언급됐듯 EU보다 강화된 기준을 제시하려는 우리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요구할 근거가 되기도 한다. 결국 AI기본법의 성패는 '진흥'과 '규제'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통합안내지원센터' 등을 통해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것에 달릴 전망이다.

    ② 대학가 덮친 AI 부정행위... '지식의 성역'이 흔들린다

    (11월 14일) 국내 주요 대학가가 이른바 'AI 컨닝 사태'로 충격에 빠졌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자연어처리(NLP)와 챗GPT' 교양 수업에서 600명의 수강생 중 190명 이상이 비대면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감독 시스템을 교묘하게 우회해 챗GPT를 동원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 아이러니하게도 챗GPT를 가르치는 수업에서 챗GPT로 부정행위를 한 것이다 .

    서울대학교 '통계학실험' 대면 강의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다 . 교수가 AI 활용을 명백히 금지했음에도 다수 학생이 강의실 컴퓨터로 시험을 치르며 챗GPT 웹 버전을 몰래 활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 비대면은 물론 대면 시험까지 AI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AI가 '결과물(정답)'에만 집중하는 전통적 평가 시스템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

    (11월 14일) 이러한 AI 부정행위 확산 우려 속에서 AI 작성 탐지 솔루션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 AI 표절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를 운영하는 무하유에 따르면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인 2025년 10월 'GPT킬러' 검사 문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배 증가했다. 학생들이 제출 전 자가검증을 위해 사용한 양은 3.6배 , 교수자가 평가를 위해 사용한 양은 4.3배 늘었다 .

    시사점: 이번 사태는 AI 탐지 솔루션 수요 급증과 같은 효과보다 '탐지'만으로는 AI 시대의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부각된다. 전문가들은 AI 활용 탐지 기술이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으며 AI가 작성한 글을 사람이 수정하거나 번역기를 돌릴 경우 탐지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오히려 학생들이 AI 생성물을 탐지기에 걸리지 않게 수정하는 방법을 배우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일종의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되는 셈이다.

    결국 대학가의 과제는 'AI 적발'이 아닌 'AI의 윤리적 활용 교육'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AI 사용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AI의 도움을 받은 부분과 학생 고유의 기여를 명시하도록 하는 '출처 기반 가이드라인' 마련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른다. AI 시대에는 오히려 주어진 정보와 도구로 어떤 가치를 만드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더 유의미할 수 있다.

    ③ 韓, OECD AI 거버넌스 통합 의장 선출... "글로벌 정책 주도"

    (11월 13일) 한국이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의 핵심 직책을 맡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강하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AI 거버넌스 작업반(AIGO)'과 '글로벌 AI 파트너십(GPAI)'의 통합 이후 첫 신임 의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출은 GPAI가 2024년 7월 OECD 체계로 공식 통합된 이후 처음 진행된 의장 교체다. 특히 한국이 두 기구의 의장직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GO는 2019년 OECD 'AI 원칙'을 토대로 회원국 간 AI 정책과 규범 등 핵심 이슈를 논의하는 OECD의 핵심 실무그룹이다. GPAI는 G7의 제안으로 2020년 출범한 AI 다자협의체이며 두 단체는 통합을 통한 글로벌 AI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

    한국은 2024년 'AI 서울 정상회의' 개최에 이어 2025년 APEC 의장국으로서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을 주도하는 등 글로벌 AI 정책 논의를 이끌고 있다. 강 신임 의장은 "OECD의 AI 거버넌스 논의가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과 비회원국도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이며 실천가능한 정책 프레임워크로 발전하도록 적극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시사점: 강 위원의 의장 선출은 올해 'AI 서울 정상회의'와 'APEC AI 이니셔티브' 등을 주도한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도 영향력 있는 AI 정책 리더국으로 자리매김 중인 신호로 볼 수 있다. 특히 AIGO와 GPAI라는 OECD 내 AI 정책의 두 축이 통합된 이후 첫 의장직을 한국이 맡았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한국이 AI 기술뿐 아니라 정책과 거버넌스 분야에서도 신뢰를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강 의장이 강조한 '포용적 프레임워크'는 AI 거버넌스를 두고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입장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더욱 의미 있는 메시지다. 또한 앞서 강 의장이 조정자로서 탁월한 업무 역량성을 인정받아 온 인물인 만큼 이후 활약에 더 큰 기대가 따른다.

    ◆ 짧은 뉴스

    ① UNIST, 국내 대학 첫 자체 생성형 AI '유니아이' 공개

    (11월 11일) UNIST(유니스트)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서비스 '유니아이(UNIAI)'를 공식 오픈했다 . 이는 캠퍼스 내부에 고성능 GPU 인프라를 직접 구축해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 보안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플랫폼은 자체 구축형 온프레미스 모델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모델을 더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보안이 중요한 연구·행정은 내부형 모델로, 교육·수업 실습은 클라우드 모델로 나눠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학교는 향후 규정·지침 등 학내 문서를 검색증강생성(RAG)으로 찾아 요약하고 학사·연구·행정시스템과 연동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캠퍼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

    ② "부장님이 AI 더 잘 써"... 에이블런, 직장인 AI 활용도 리포트 발간

    (11월 12일) AI 리터러시 교육 전문 기업 에이블런이 직장인 230명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 세계 리포트'를 발간했다 .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 이상이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등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쓰는 도구는 챗GPT(57.7%)였으며 클로드(30.3%), 퍼플렉시티(22.7%)가 뒤를 이었다. 특히 직급별 'AI 활용 적극성'에서 부장 이상 임원급(54.0%)의 적극성이 과장-차장급(46.5%), 사원-대리급(39.5%)보다 높게 나타났다. AI가 실무자의 업무 보조뿐 아니라 관리자의 전략적 의사결정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

    ③ LG유플러스, 통화 중 실시간 AI 비서 '익시오' 공개

    (11월 13일) LG유플러스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익시오(ixi-O) AI 비서'를 소개했다 . 기존 AI 비서가 통화 종료 후 요약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익시오는 통화 중 "헤이, 익시(Hey, ixi)"라고 부르거나 버튼을 눌러 AI를 호출할 수 있는 점이 차별화됐다 . 이용자는 통화 중 날씨나 일정 등을 물을 수 있으며 AI의 검색 결과 음성을 통화 상대방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온디바이스(On-device) 기반 음성 인식(STT) 기술을 적용해 처리 속도를 3초로 단축했으며 구글의 최신 LLM 모델인 '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가 활용됐다 .

    ④ 오픈AI, '데브데이 익스체인지 서울'로 韓 개발자 첫 공식 미팅

    (11월 13일) 오픈AI 코리아가 제1회 한국 개발자 행사인 '데브데이 익스체인지 서울(DevDay Exchange Seoul)'을 개최했다 . 이는 지난 10월1일 샘 올트먼 CEO 방문 당시 오픈AI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체결한 스타트업 지원 협력 MOU의 일환으로 기획된 행사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인구당 유료 개발자 보급률 세계 1위"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날 기존보다 비용을 낮춘 'GPT Real-time Mini' , 질문 난이도에 따라 사고 시간을 조절하는 '적응형 추론' 기능이 탑재된 'GPT-5.1' 등을 소개했다. 또한 무료 챗GPT 요금제의 광고 도입 등 수익화 모델에 대한 질문에 "현재 광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⑤ 과기정통부, 11월 말 '과학기술 AI 국가전략' 마련

    (11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1월 말 '과학기술 AI 국가전략' 수립에 앞서 현장을 점검하고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KIST를 방문해 LG(LG전자·LG AI연구원)와 공동 개발 중인 AI 휴머노이드 'KAPEX' 시연을 참관했다. KAPEX는 초거대 AI 모델(LG EXAONE)을 탑재하고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를 90% 이상 자체 개발한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이다. 이어진 '제2차 과학기술 AI 전략대화'에서 배 부총리는 "바이오·소재 등 강점 분야 '과학기술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AI 연구동료 플랫폼'을 조속히 개발해 R&D 전주기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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