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붕괴 위기에 보수층 요구 수용…美 중재안 사실상 거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에서 의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A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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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정은 기자 = 보수 연정 동맹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이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 경로에 대한 성명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4일 미국과 다수의 중동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계획을 지지하는 유엔 결의안 초안을 승인했다. 해당 계획에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가는 경로를 제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보수 연정 지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절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했다.
네타냐후의 불안정한 연정은 보수 민족주의 정당의 지지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의 이탈은 정부를 붕괴시킬 수 있다.
이타마르 벤비그르 국가안보 장관은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연정을 떠나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등,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을 포함한 보수 지도자들은 총리에게 공개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위기에 대응해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성명을 발표하고 보수 동맹을 달래는 한편, 국제 사회와 미국을 향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우리의 반대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나는 그 누구의 확인이나 메시지, 또는 훈계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기드온 사르 외무부 장관도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연정 동맹의 입장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려는 미국 및 서방 동맹국의 외교적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네타냐후는 지난 9월 프랑스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 것에 대응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후 아무런 외교적 조치도 취하지 않자 스모트리치 장관은 총리가 "침묵과 정치적 수치"를 선택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네타냐후의 이날 발언은 단기적으로는 연정 붕괴라는 내부적 정치 위기는 막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입지와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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