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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곧 상장됩니다”... 284명 속여 245억 투자리딩 조직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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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센터 관리자 등 28명 구속

    조선일보

    콜센터 조직 검거 현장.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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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장 주식이 곧 상장된다고 속여 피해자 284명에게서 254억원을 뜯어낸 투자 리딩방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유령 법인을 만든 뒤 수표로 자금을 세탁하거나 외국인들로 현금 인출팀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은 투자 리딩방 사기에 가담한 조직원 등 118명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콜센터 관리자 20대 남성 A씨 등 28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2023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A씨 등은 미리 만들어 놓은 가짜 투자 사이트를 피해자에게 보여줘 마치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속여 284명에게서 245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상장이 될 것으로 널리 알려진 비상장 주식 정보를 알려줘 수익을 내게 해 피해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이후 자신들만 아는 비상장 주식이 있다며 피해자들을 현혹시킨 뒤 거액의 투자금을 받으면 잠적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평균 86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18억7000만원이나 뜯긴 피해자도 있었다고 한다.

    국내에 거점을 둔 A씨 조직은 피해자를 SNS 오픈 채팅방으로 유인하는 유인책, 전화·SNS로 피해자를 속이는 콜센터, 피해금을 현금·수표·테더 코인 등으로 세탁해 상선에게 전달하는 세탁팀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점조직 형태였다. 또 각 팀의 관리자는 조직원들을 합숙시키고 상황별 업무 매뉴얼을 숙지시키는 등 치밀하게 수사기관 단속에 대비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 리딩 사기 조직은 주로 해외에 거점을 두는데 이 조직은 드물게 국내에서 활동했다. 조직 인원 충원과 조직 관리 편의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재건축 빌라촌에 콜센터 사무실을 두고, 주기적으로 범행 장소 등을 옮겨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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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장 모집책으로부터 압수한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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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A씨 조직은 유령 법인을 세운 뒤 법인 계좌로 수표를 발급해 범죄 수익금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베트남인들로 구성된 현금 수거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으로 고급 외제차나 명품, 귀금속을 사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유지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에서 현금과 명품 등 1억1049만원 상당의 현물과 대포폰 107대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또 6억7600만원 상당의 부동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아울러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1만여 개의 대포 계좌를 분석해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피해액보다 더 많이 입금된 사실과 정상적인 투자라고 믿어 신고하지 않은 사례들을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은 현재 총책 등 나머지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 심리를 악용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피해를 본 경우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산=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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