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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th SRE][Worst]미매각 단골 CJ CGV, 극장 산업 부진에 시장 신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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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회 SRE]

    워스트레이팅 6회 연속 3위권 내 진입

    CJ CGV, 극장 산업 침체에도 ‘긍정적’ 전망

    회사채 미매각 이어지며 시장 반응은 냉담

    “시장은 ‘긍정적’ 전망 신뢰 안 하는 분위기”

    이 기사는 2025년11월19일 11시1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CJ CGV(079160)가 잇따른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 미매각에도 불구하고 ‘A-’ 신용등급과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평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영화관 산업 침체로 본업의 수익성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낙관적인 등급 전망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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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CGV, 6회 연속 워스트레이팅 3위권 진입

    CJ CGV는 36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222명 중 85명(38.3%)이 현재 신용등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해 워스트레이팅 2위에 올랐다. 앞서 CJ CGV는 지난 31회 SRE부터 이번 36회까지 6회 연속으로 워스트레이팅 3위 이내에 들었다. 31회와 32회차에는 1위를, 33회차에는 3위, 34회차, 35회차에는 2위를 기록했다.

    CJ CGV를 고른 85명의 응답자 중 79명이 현재 신용등급 대비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직군별로 보면 크레딧애널리스트(CA) 26명, 비(非) 크레딧애널리스트(비CA) 53명이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에 표를 던졌다. 현재보다 신용등급을 올려야 한다는 응답자는 CA 1명, 비CA는 5명에 그쳤다.

    한기평, 한신평, NICE신평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CJ CGV의 신용등급을 ‘A-’,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신평 3사는 CJ CGV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긍정적’ 등급 전망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당시 등급 전망 상향의 핵심 논거로는 CJ그룹의 계열 지원 가능성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종속회사 편입 등을 제시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된 지 1년 이상이 지났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SRE 자문위원은 “등급 전망이 ‘긍정적’임에도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했고, 증권사들이 물량을 나눠 떠안으며 인수 부담을 겪은 것이 현장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시장에서는 사실상 지금의 ‘긍정적’ 전망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들어 진행된 공모채와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모두 미매각을 기록한 점은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음을 보여준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A-’임에도 수요예측 실패가 반복된 것은 시장이 이미 등급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CJ CGV는 올해 들어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약 4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BBB+)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이 100억 원에 그치며 목표액 대비 25% 수준의 수요만 확보했다. 이어 7월 진행한 1000억 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모집 물량을 전혀 채우지 못하며 전량 미매각됐다.

    팬데믹에 위축됐던 극장 산업… 회복세 더뎌

    CJ CGV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이 냉랭한 이유는 명확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영화관 산업이 구조적으로 위축된 데다, 본업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보편화와 흥행작 감소로 극장 산업의 경쟁력은 급속히 악화했고, 관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극장 매출액은 4079억 원, 관객 수는 425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2%, 32.5% 감소했다. 예상보다 관람 수요가 큰 폭으로 둔화한 가운데, 단기간 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가운데 CJ CGV는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는 적자 점포를 대상으로 폐점·임대료 조정·위탁 운영 전환 등을 추진하며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중복 출점 지역의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극장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다. 동시에 해외에서는 베트남·중국·튀르키예·인도네시아 등 주요 거점 시장에서 신규 사이트를 확대하며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화관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단기 실적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OTT 확산과 콘텐츠 소비 트렌드 변화로 극장 수익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 일시적 비용 절감만으로는 체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흥행작 부족,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OTT 중심의 콘텐츠 소비 확산 등을 고려할 때 관람 수요의 회복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크레딧 전문가들은 현재 CJ CGV의 신용등급과 전망이 과도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SRE 자문위원은 “현재 CJ CGV의 ‘긍정적’ 신용등급 전망은 재무지표 개선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로 보인다”며 “유상증자로 단기 재무 안정성은 확보했지만, 영화관 본업의 수익성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이 전망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 편입 덕 볼까

    신용평가업계는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CJ CGV가 신규 자회사로 편입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견조한 수익구조가 중장기적으로 영업수익성 개선에 일부 기여할 것으로 봤다. CJ CGV는 지난해 6월 현물출자 방식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획에 대한 법원 인가를 받아 CJ올리브네트웍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편입은 수익 기반의 안정성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의 시스템통합(SI) 전문 계열사로, 그룹사 전산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클라우드·AI 솔루션 등 IT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IT 투자 수요 증가, 비계열 매출 확대 등으로 견조한 이익 창출력을 유지하고 있어 비수기 실적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인 자회사 편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J CGV는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831억 원, 영업이익 23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7.2% 감소한 수치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안정적인 수익이 반영됐음에도 국내 영화 산업 침체로 전사 실적 개선에는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안동민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CJ CGV 자회사 편입은 CJ CGV의 연결기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영화 상영업 중심의 사업 위험을 분산시키고, 비수기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등 수익 기반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기반 확대와 실적 안정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6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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