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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AI 거품론·미국 금리 동결 기류…채권·금 시장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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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 에브리싱 분수령



    “거품 붕괴에 면역이 있는 기업은 없다. 저희 회사조차도.”

    인공지능(AI) 투자 거품론에 대한 살벌한 경고가 나왔다. 다름아닌 구글의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의 입에서다. 18일(현지시간) 피차이는 BBC와 인터뷰에서 “투자에는 합리적인 요소도 있지만 일부 비이성적 요소가 공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BBC는 그의 발언을 두고 ‘닷컴’ 호황기였던 1996년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이성적인 과열’을 경고했던 것과 비슷한 의미라고 풀이했다.

    같은 날 대니얼 핀토 JP모건체이스 부회장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블룸버그 행사에서 “AI 산업은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조정을 겪을 것”이라며 “이번 조정은 (미국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물론 관련 업종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과도한 밸류에이션(고평가) 우려로 자신의 헤지펀드를 폐쇄하기로 한 데 이어, AI 거품론에 무게를 더하는 거물들의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버리는 2008년 미국 금융시장 붕괴를 예고했던 인물로, 그를 모델로 영화 ‘빅쇼트’가 만들어졌다.

    AI 거품에 대한 지적이 줄을 잇고 있는 배경에는 천문학적 투자 규모에 비해, 생산성과 실적 개선 속도가 이를 뒷받침할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메타 등 5대 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만 올해 약 3710억 달러(약 544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 월드런 골드만삭스 사장(COO)도 “현시점에서 시장이 더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적 지표를 보면 (상승보다는) 방어, 추가 하락 가능성에 더 치우쳐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내부에서도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이달 조사에서 펀드매니저의 45%가 AI 거품을 시장의 최대 ‘테일 위험’(발생 확률은 낮지만 충격이 큰 위험)으로 꼽았다. 지난 9월 조사(11%)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진 점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인하(48.9%)와 동결 전망(51.1%)이 팽팽하다. AI 과열과 금리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면서,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07%, S&P500은 0.83%, 나스닥은 1.21% 하락했다. 다우와 S&P500은 4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미국 국채값도 약세다. 현재 10년물 금리(종가 기준)는 지난달 20일 연3.983%에서 18일 4.113%로 상승했다(채권 가격 하락).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위험자산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다. 금값도 마찬가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가량 몸값을 낮췄고, 18일 반등했지만 소폭에 그쳤다.

    시장의 관심은 한국시간 20일 각각 발표되는 엔비디아 3분기(8~10월) 실적과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에 쏠린다.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는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한 달 넘게 발표가 미뤄졌는데, Fed의 금리 결정에 핵심 지표가 될 걸로 예상된다. 옵션 리서치·테크놀로지 서비스(ORATS)는 엔비디아 실적에 따라 주가가 양방향으로 약 7%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미 기자 park.y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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