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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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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90%는 퀄컴 칩 원한다”… 갤럭시S26 출시 앞두고 불안해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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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퀄컴의 스냅드래곤8 5세대 모바일 칩./퀄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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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이 오랜 기간 부진을 끊고 신제품 ‘엑시노스 2600’을 국내에 출시되는 갤럭시S26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탑재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온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엑시노스 시리즈가 탑재되면서 스마트폰 사용 경험과 성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시장조사업체 소비자 구매 의사 조사에서 퀄컴 스냅드래곤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이 자체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서 스냅드래곤이 탑재된 스마트폰 구매 의향이 타사 모바일 칩 탑재 스마트폰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84%가 퀄컴을 스마트폰 프로세서 분야의 리더로 평가했으며, 평균 16%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의 결과도 비슷하다. 최근 폰아레나(PhoneArena)에서 실시한 글로벌 투표 결과에서도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5세대와 엑시노스 2600 중 어떤 칩셋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9명 이상이 스냅드래곤을 선택했다. 배터리 효율, 인공지능(AI) 성능, 연결성 등 전반적인 안정성 면에서 스냅드래곤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적용이 점차 확대되고 가격대도 높아지고 있는 스마트폰 구매에서 두뇌에 해당하는 AP는 소비자 선택의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특히 갤럭시S25 성공에 퀄컴 스냅드래곤 칩이 안정적인 앱 구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우려가 타당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냅드래곤 시리즈는 자체 설계 코어로 Arm이 제공하는 레퍼런스 디자인보다 훨씬 더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잘 맞는 맞춤형 칩셋을 설계해왔다”며 “스냅드래곤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 텍스트 요약, 사진 편집 등 다양한 AI 기능이 이미 안드로이드 개발자 생태계 전반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퀄컴과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모바일 칩 아키텍처 설계 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두 칩의 성능 차이로 인해 스냅드래곤 탑재 모델과 엑시노스 탑재 모델의 사용 경험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엑시노스 2600 탑재가 확정된 한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MX사업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퀄컴과 삼성전자 모두 Arm의 반도체 디자인을 채택하지만 설계 방식은 크게 다르다. Arm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가 칩을 쉽게 설계하도록 모바일 AP 표준디자인(레퍼런스)을 제공하는데, 점점 복잡화하고 고도의 성능을 요구하는 스마트폰에 이 같은 레퍼런스 설계가 충분치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퀄컴은 Arm의 저전력 기술을 골격으로 하는 명령어세트만 일부 채택하고 성능을 높이기 위해 코어 아키텍처를 직접 새로 만든 ‘풀커스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중 핵심 기술은 퀄컴이 오랜 기간 연구·개발해온 ‘헤테로지니어스(heterogeneous·이기종) 컴퓨팅’ 아키텍처다. 칩셋 안에 집적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메모리, 센싱 허브 등 주요 요소들이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동시에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 플랫폼이다.

    삼성전자 역시 퀄컴이나 애플과 같은 풀커스텀 코어 설계 역량을 갖추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왔으나 수년 전 프로젝트를 취소했으며, 현재는 Arm의 표준 디자인을 기반으로 칩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역시 표준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프커스텀’ 형식으로 설계를 일부 변경하거나 최적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퀄컴, 애플과 같은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풀커스텀 맞춤형 아키텍처 설계는 스마트폰 사용 환경에 최적화해 실사용 경험을 끌어올린다는 장점이 있다. 벤치마크에서 준수한 수치를 달성한 일부 칩이 실제 스마트폰에 탑재되면 그만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벤치마크 자체가 일부 성능만 측정할 뿐, 연결성이나 카메라·오디오 품질, 배터리 효율, 충전 속도, 시스템 안정성 등 체감 성능의 총합’을 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 MX사업부는 국내 출시 갤럭시S26 제품 초도 물량에 엑시노스 2600 탑재를 확정했으나 추후 소비자 반응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국가별로 칩을 다르게 탑재한 사례가 있었으며, 실제 스마트폰 성능 차이가 일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며 “초도 물량 출하 이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일부 변경이 필요하다면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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