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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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프로그램 ‘알약’으로 알려진 이스트소프트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반등에 나섰지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이스트에이드가 운영하는 포털 ‘줌(zum)’의 점유율은 0%대를 보였으며, AI 검색 엔진인 ‘앨런(ALAN)’ 역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회사는 다양한 신사업을 강화한다는 입장입니다.
21일 웹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줌의 국내 포털 점유율은 0.05%로 주요 포털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60.7%로 1위를 차지했고, 구글(29.9%), 마이크로소프트 빙(3.6%), 다음(3.3%) 순이었습니다.
줌은 현재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이스트에이드가 운영하는 검색 포털입니다. 2015년까지만 해도 3%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이에 이스트에이드는 2023년 말 ‘줌인터넷’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김남현 대표 체제 아래 AI 중심의 포털 전환을 본격화했습니다. AI 1초 요약, 금융 콘텐츠 추천, 음성 브리핑 등 다양한 AI 기능을 줌에 적용하며 정보 검색 방식을 재구성해 왔습니다.
아울러 이스트소프트는 검색 고도화를 위한 별도 전략으로 지난해 12월 AI 검색 엔진 ‘앨런’을 출시했습니다. 앨런은 줌을 통해 쌓은 검색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된 한국어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입니다. 당초 회사는 앨런이 독특한 한국어 표현과 밈(meme)까지 파악해 국내 환경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실제 한국어 LLM 성능 평가에서는 국내 1위, 글로벌 3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앨런과 줌 모두 시장 내 존재감을 높이는 데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줌은 0%대 점유율에서 정체돼 있으며, 앨런 역시 뚜렷한 이용자 확산이나 트래픽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50억원, 영업손실은 4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손실은 36.9% 늘어났습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2021년 영업이익 12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2022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지난해까지 3년간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올해 2분기 8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를 냈습니다. 누적 영업손실은 88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이스트소프트는 포털 서비스 강화보다는 AI 소프트웨어(SW) 신사업에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AI 더빙 플랫폼 ‘페르소 AI’와 ‘페르소 AI 휴먼 키오스크’의 사업 확장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3분기 영업손실 역시 이 같은 신사업 성장을 위한 글로벌 광고선전비와 원재료비 증가의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줌이 전통적 검색 포털로서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다양한 서비스 개편을 추진 중”이라며 “최근 첫 화면을 카드형 UI로 바꾸는가 하면, 폴라리스오피스와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단순 검색 포털을 넘어 AI 기반 서비스를 지원하는 ‘개방형 AI 포털’로 확대하고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스트소프트는 페르소AI와 AI 키오스크 등 신사업을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기존 알툴즈는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것도 기존 사업이 안정적으로 받쳐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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