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고점 대비 30%↓…올해 상승분 반납
美고용지표로 금리인하 기대감 낮아지며 급락
"4년주기 조정" 우려…"불확실성 해소" 낙관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서 비트코인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5.11.21. mangust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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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연이은 악재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역대 최고치 대비 30% 이상 급락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투심을 나타내는 지수는 '극단적 공포' 수준을 가리키며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크립토윈터)에 진입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억3000만원 하회하며 7개월만에 바닥…美 고용지표 직격탄
2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기준 지난 21일 1억2146만9000원으로 약 7개월만에 최저가를 기록한 뒤 1억2000만원 후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3000만원을 하회한 것은 미국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관세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며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지난 4월22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 기준으로는 지난 21일 8만달러 초반대까지 급락하며 마찬가지로 반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8만500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10월5일(12만5689달러)과 비교하면 낙폭은 30% 이상에 달한다.
지난 몇 주간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의 투심을 나타내는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지난 한주간 10~14점에 머물로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고 대규모 매도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투심 약화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의견이지만,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보고서가 직접적인 충격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노동시장 지표에서는 비농업 일자리가 11만9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5만명)를 넘어섰는데, 실업률 역시 4.4%로 늘면서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지표 공개 후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은 40% 미만으로 낮아졌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지만 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같이 변동성이 높은 자산과 유사한 위험 자산으로 인식된다. 금리 동결이나 인상과 같은 거시 경제 상황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키우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지표가 공개된 직후인 21일 새벽 비트코인 가격은 8만6000달러 초반까지 밀려났다. 시총 2위 이더리움 역시 2795달러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7만4000달러 이하로 낙폭을 키울 경우 비트코인 최대 보유사인 스트래티지가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트래티지는 지난해 가격 조정 국면에서 수차례 대량 매도 및 분할 매도에 나섰는데, 물량이 풀릴 경우 규모와 별개로 투자자들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다.
"반감기사이클" vs "장기 전망은 유효"…엇갈린 전망
향후 시장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과거 데이터에 기반해 시장이 반감기 사이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 주기로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으로,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반감기 발생 후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하는 현상을 반복해왔다. 2017년 반감기 당시 가격은 1만3000% 급등 후 이듬해 75% 하락했다. 지난해 4월 반감기를 지난 비트코인이 올해 10월 신고가를 경신하고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해석이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후 1년~1년 6개월 사이 최고점을 경신하고 조정에 들어가는 모습은 2차, 3차 반감기에도 동일했던 현상"이라며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도 있다.
코빗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하버드대학교 기금운용사는 최근 4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집했으며, 아부다비 투자위원회(ADIC) 역시 비트코인 현물 ETF 수량을 전분기 대비 3배 가까이 늘렸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반에크(VanEck)의 최고재무관리자(CFO)인 매튜 시겔은 최근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이 비트코인 시세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증시에 만연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해소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만큼, 이를 운영하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물량을 쉽게 매도하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연말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세를 점치는 의견이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의 원인은 지난 7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 통과 후 이벤트 부재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으로 지체됐던 시장구조 법안(CLARITY Act) 법안이 연말연초 통과된다면 디지털자산 기업을 괴롭혔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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