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금)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종묘 앞 개발' 공동 영향평가 해야" 제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종묘-세운4구역 갈등 속 첫 입장문…"세계유산센터, 현 상황 우려"

    "국가유산청·서울시·전문가 참여하는 평가·자문 절차 효과적"

    "영향평가, 무조건 '금지' 아냐…보존-개발 균형 위한 노력 필요"

    연합뉴스

    종묘 앞, 세운4구역 앞날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 일대 토지주들이 "국가유산청이 재개발을 불가능하게 한다면 부당한 행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직권남용 등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사진은 11일 서울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2025.11.11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 종묘(宗廟) 앞 고층 건물 재개발을 둘러싼 공방이 연일 뜨거운 가운데 국내 세계유산 전문가들이 서울시를 향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전문가가 함께 나서 세운4구역의 재개발 사업이 향후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자는 제언도 내놓았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주변 개발 문제와 관련해 '공동 영향평가'를 제안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전날 이사회를 거쳐 작성한 입장문에서 "공동 (세계유산) 영향평가와 국제 자문 절차의 공식 가동이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종묘 너머로 보이는 세운상가와 재개발 구역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종묘 인근 재개발을 두고 여야가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18일 서울 종로구 종묘 너머로 세운4구역 재개발 지구가 보이고 있다. 2025.11.18 ksm7976@yna.co.kr


    이코모스 한국위원회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는 "당사국, 즉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센터에 정식으로 상황을 통보하고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영향평가를 수행할 것"을 제언했다.

    이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찾는 방식"이라며 "과학적 근거, 국제 기준, 도시 발전, 지역 공동체 요구를 균형 있게 도출하기 위한 절차"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위원회는 현 상황과 관련해 "초고층 개발 계획, 경관 축의 잠재적 훼손, 관계 기관 간 조정 미흡으로 인해 세계유산센터와 여러 전문가가 우려를 표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국가유산청, 종묘 앞 세운재정비촉진계획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이종훈 국가유산청 역사유적정책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종묘 앞 세운재정비촉진계획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2025.11.17 ryousanta@yna.co.kr


    그러면서 "유네스코의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당장 적용되는 절차가 아니지만, 사전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투명하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종묘를 둘러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가 우선이라고 봤다.

    위원회는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을 막는 제도가 아니라 합리적 결정을 돕는 국제 표준 도구"라며 "보존과 개발이 양립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유네스코와 자문 기구가 발간한 '세계유산 영향평가 지침서'에 따르면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10년 동안 200개 이상의 세계유산에 대한 영향평가를 요청"한 바 있다.

    연합뉴스

    종묘 앞 재개발 논란 질의에 답하는 허민 국가유산청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종묘 앞 재개발 사업 논란과 관련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17 utzza@yna.co.kr


    지침은 "개발 행위로 인한 유산의 훼손을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개발 행위를 실행하기로 결정하기에 앞서 유산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영향평가의 목적은 개발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높이·배치·스카이라인·조망선 등 여러 시나리오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특히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옳으냐'보다 '국제 절차를 정상 가동하는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절차"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합뉴스

    세운4구역 재개발과 종묘 관련 자료 든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3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참석,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된 자료를 들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18 seephoto@yna.co.kr


    이어 "종묘 문제는 도시 한복판에서 고층 개발과 세계유산 보호가 만나 충돌하는 전형적인 21세기 도시형 갈등 사례"라며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코모스는 유네스코의 자문기구로, 세계유산 등재 심의와 보존 관리 및 평가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130여 개국에서 전문가 약 1만명이 활동하고 있다.

    1999년 창립한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 분야를 자문하거나 연구한다.

    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대학원 세계유산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세계유산을 비롯해 문화유산, 건축, 도시공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속해 있다.

    연합뉴스

    구호 외치는 세운4구역 토지주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 일대 토지주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다시세운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1.11 cityboy@yna.co.kr


    ye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