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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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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두나무 인수…초대형 핀테크 동맹 탄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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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나무, 네이버 손자회사로…주식교환비율 1대 2.54

    원화 스테이블 코인 등 새 먹거리 확보

    27일 공동 기자회견…양사 경영진 총출동

    네이버가 두나무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초대형 핀테크 동맹이 현실화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주식교환 형태로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 네이버는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사업을 동시에 펼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새 실험에 나서게 됐다.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에 복귀한 이후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었던 만큼 이번 결합은 향후 네이버 미래 먹거리 창출에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1위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합병하게 되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등 신흥 금융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

    네이버(NAVER)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 교환비율은 1대 2.5422618로 결정됐다. 이는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교환된다는 의미다. 1주당 교환가액은 두나무가 43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이 17만278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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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지난 3월 경기도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6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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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교환비율에 대해 네이버는 "포괄적 주식 교환 비율은 복수의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평가받은 기업 지분 가치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각각 4조9000억원과 15조1000억원으로, 이를 단순 계산한 기업 가치 비율은 1대 3.06으로 산정됐다. 다만 각 사의 발행주식 총수가 다른 탓에 개별 주식 단위로 환산한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당 교환가액 비율은 1대 2.54로 결정됐다.

    주식교환 이후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19.5%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다만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지배적 지위를 유지한다. 네이버는 주식교환 이후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지분 17%에 더해 송 회장(19.5%)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0%)이 보유하게 되는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의 의결권을 위임받는다. 이를 통해 네이버가 확보하는 네이버파이낸셜 의결권은 총 46.5%에 달한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일반사업지주사로 변경되며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앞서 네이버와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이날 수도권 모처에서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안과 합병 비율 등을 논의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양사의 기업 규모를 고려했을 때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 합병 교환 비율이 1대 3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양사의 합병안은 내년 5월22일 예정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통해 확정된다. 특별결의를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후 합병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된다면 내년 6월30일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는 네이버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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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치형 두나무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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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새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네이버와 네이버페이가 갖춘 커머스와 간편결제 생태계에 두나무의 강점인 가상자산 거래가 더해지는 형태다. 두 회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함께 발행한 뒤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식이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선점하려는 양사가 합병하면 간편결제와 가상자산, 디지털 지갑 등 인프라를 모두 담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네이버의 입장에서도 주요 사업 영역인 검색과 쇼핑에 이어 가상자산 기반으로 사업을 넓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두나무의 계열 편입 이후 양사는 인공지능(AI)과 검색 기술, 간편결제, 블록체인 기술 역량의 융합으로 웹3 환경으로의 변화 속에서 선도적으로 글로벌 도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기술 저변 확대, 인재 양성, 디지털 자산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를 높여 나가는 데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글로벌에 진출해 K-핀테크의 저력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사의 합병 과정에서 진행되는 규제 당국의 심사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 사업자가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와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체들인 만큼, 양사 결합이 시장 독과점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이에 양사의 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를 공정거래위원회가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사는 오는 27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에서 공동으로 합병안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는 이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참석해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형 기업인'으로 불리는 두 경영자가 직접 등판할 만큼 양사가 이번 합병을 주요 안건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장과 송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동문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최고경영진들도 이 자리에 함께한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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