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즈니크에서 발견된 '선한 목자 예수'를 묘사한 서기 3세기의 프레스코화. 튀르키예 문화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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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에서 초기 기독교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한 목자 예수'가 묘사된 무덤 벽화가 발견돼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발견은 교황의 튀르키예 방문 시점과 맞물려 공개되면서 외교적, 종교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2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북서부 해안 도시 이즈니크에서 초기 기독교 시대의 무덤이 발견되었으며, 내부에는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진 여러 그림이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무덤 내부 벽에 그려진 '선한 목자 예수' 그림은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기독교 유적 중 가장 보존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림에는 수염이 없는 젊은 예수가 단순한 튜닉을 입고, 어깨에 큰 뿔이 달린 양을 메고 있고, 양쪽에는 염소 두 마리가 대칭적으로 서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성경 요한복음에서 예수가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린다"고 말한 취지를 시각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선한 목자' 주제가 로마 제국 시기 초기 기독교 무덤 장식에 자주 쓰였던 상징임을 강조하며, 현재 무덤 나머지 부분에 대한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적 발견 발표는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한 시기에 맞춰 이루어져 주목을 받고 있다. 레오 14세는 '니케아 공의회' 1700년을 맞아 방문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레오 14세를 영접하는 자리에서, 이 '선한 목자 예수' 유적지 발견 내용이 담긴 그림 타일을 직접 선물하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무덤이 발견된 이즈니크는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이소다. 서기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하여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확립했던 최초의 세계적 종교회의인 '니케아 공의회'가 열렸던 곳이기 때문이다.
교황 레오 14세는 28일 이즈니크를 직접 찾아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번 무덤 발견은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해에 중요한 상징적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thecenp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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