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의 인생사
[신간] '후회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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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과 토리의 반려견 민첩성 대회 참가영상 일부 |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누적 조회 16억회, 구독자 160만을 보유한 유튜버 '원샷한솔'이 가족·상실·반려의 시간을 통과해 깨달은 사랑의 기술을 에세이로 묶었다. 그는 18세 때 희귀병인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LHON)으로 인해 시력을 잃게 된 후천적 시각장애인이다.
'원샷한솔'이라는 온라인 페르소나는 이 책에서 '김한솔'이라는 사적 이름으로 돌아온다. 영상에서 다 보여줄 수 없던 속도의 이면, 농담의 뒷면에 놓인 사유가 활자 위에 정리했다.
이는 결핍과 상실을 지나온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선언이기도 하다. 부모 이혼과 아버지의 죽음, 큰어머니·큰아버지의 보살핌, 반려견 토리와의 동행이라는 삶의 과정은 '후회 없는 사랑'이라는 문장으로 수렴한다.
책은 상실에서 출발해 연대로 나아가는 한 사람의 '가족 복원' 기록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두 명의 새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었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가장 불편했던 소년은 시간이 흘러 큰어머니·큰아버지의 집에서 '애쓰지 않아도 지켜지는 자리'를 처음 배운다.
피가 아닌 마음으로 맺어진 관계가 어떻게 삶을 구원하는지, 반려견 토리와의 동행이 왜 다시 사랑을 연습하게 했는지를 이야기 42편에 풀어낸다.
읽는 동안 독자는 네 개의 '집'을 지난다. 1부 '사라지는 집'은 부끄러움과 부러움이 교차하던 유년,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믿고 돕던 아이의 내면을 복원한다.
저자는 "표현이 덜했다고 해서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멈춰 선 시간 속에서 숱한 후회와 의문의 문장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2부 '돌아오는 집'에서 이야기는 반전된다. 저자는 큰어머니·큰아버지와의 생활 속에서 조건 없는 환대, "같이 저녁밥 먹자"는 목소리가 곧 가족임을 배운다.
외출했다 돌아오는 나를 반기는 인사, 말없이 챙겨주는 국그릇, 언제든 돌아가면 나를 품어줄 곳이 있다는 믿음처럼 사소한 장면들이 저자를 다시 이 세상으로 연결한다. 그는 더는 사랑받기 위해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스스로의 꿈을 그리기 시작한다.
3부 '함께 크는 집'은 반려견 토리와의 성장담이다. 저자는 토리 아빠로 자주 불린다. 둘은 훈련과 놀이, 실패와 재시도의 리듬 속에서 '좋은 동기부여'가 무엇인지를 함께 배운다.
토리는 이제 구독자 160만명에게 사랑받는 '스타견'이 되었다. 단순한 반려견을 넘어, 어질리티 대회(반려견 민첩성 경기)를 완주하는 등의 놀라운 활약으로 화제를 모았다.
4부 '기다리는 집'에서 저자는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고민을 숨기지 않는다. 책임감·두려움·기대가 교차하는 자리에서, 그는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급진적 현재의식으로 사랑의 밀도를 높이는 법을 제안한다. 다짐은 단순하다. 표현을 미루지 않기, 즐거움을 미루지 않기,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기.
이 에세이에 담긴 문장들은 간결하면서도 체온이 있다. 유튜브에서 익숙한 유머와 즉물적 반응보다 오래 눌러 둔 질문과 오래 모아 둔 고백이기 때문이다.
△ 후회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 김한솔(원샷한솔) 지음/ 1만 7000원
[신간] '후회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 |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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