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유일본 공개
조선 후기 학자 홍지섭 기록
당대 생생한 일화 담겨
'국역 와운옹문견수기' 표지.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
홍지섭은 소론 강화학파에 속하면서도 정조 시대에는 노론 시파와 뜻을 같이한 인물로 평가된다. 저자의 호인 '와운옹'(臥雲翁)(구름 속에 누워 있는 노인)과 '문견수기'(聞見隨記·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글)를 합친 제목의 이 책은 저자가 보고 들은 사건과 인물에 대한 견해를 정리한 필사본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스승과 벗에게서 배운 교훈을 자녀들에게 전하고자 글을 남겼으며, 후손들이 비슷한 상황에 놓일 때 참고가 되기를 바랐다는 저술 동기를 밝혔다. 본문에는 소론 강화학파와 노론 시파 등 당시 학자들과 관리들의 일화가 생생하게 담겼다.
특히 저자의 스승인 이광윤·이광려 형제의 상반된 독서법이 눈길을 끈다. 형 이광윤은 할 일을 마친 뒤 늘 정해진 순서대로 책을 읽어 많은 서책을 완독한 반면, 동생 이광려는 마음 내키는 대로 책을 꺼내 보느라 방 안에 책을 가득 쌓아 뒀으며 흥미를 느낀 책은 밤늦도록 몰입해 읽었다고 기록됐다.
이 외 필담 부분에는 이광려가 병으로 청력을 잃은 형 이광윤과 글로 나눈 대화가 담겼다. 부록 '우득관견'(愚得管見)에는 저자가 자신의 견해를 '어리석고 좁은 생각'이라 칭하며 후손들에게 전하는 당부를 남겼다.
'국역 와운옹문견수기'는 국립중앙도서관이 2005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한국고문헌국역총서'의 제17집이다. 홍지섭의 문집이 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대 학자들의 새로운 일화를 담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당대 인물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유익한 일화로 만나볼 수 있는 자료"라며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우리 고문헌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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