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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日 금리인상 시사…엔캐리 청산 공포에 엔화·국채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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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에다 총재 “금리인상 적절히 판단”

    일본 국채금리 17년래 최고 수준

    美·獨 금리도↑…뉴욕 증시 하락

    위험자산 회피에 비트코인 급락세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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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파장은 만만치 않다. 엔화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확산됐다.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출발을 보였지만, 향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 시장은 2일 일본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가능성 발언 영향에 출렁였다. 1일 일본은행(BOJ)이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시장에 금리 인상 신호를 내비치자 같은 날 엔달러 환율은 155엔대 중반까지 떨어지고(엔화 가치 상승)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7년래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일본 금리 정상화를 향한 기대가 커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1일 전날대비 0.46%떨어진 155.48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에는 소폭 상승해 155.6엔대에 거래됐다.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시사는 글로벌 자금 흐름까지 영향을 끼쳤다. ‘엔 캐리 트레이드’를 기반으로 엔화를 빌려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 전망으로 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면서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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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국채 금리는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치솟았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연 1.875%까지 상승했다. 특히 기준금리에 크게 영향받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020%를 기록하며 17년 만에 연 1%를 넘어섰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독일 등 주요국 채권시장에도 파급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08%포인트 오른 4.09%로 한 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06%포인트 오른 2.75%였다.

    매뉴라이프 존핸콕 인베스트먼트의 공동 최고 투자전략가 매트 미스킨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글로벌 채권은 일본은행의 12월 금리 인상 신호에 나비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켓의 매크로 전략 책임자 마이클 메트칼프는 “일본 금리가 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질수록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본국으로 가져오거나 적어도 해외 채권 매수 규모를 줄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는 국채 발행이 급증하는 시기에 국제 금융의 핵심 공급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파에 중국발 규제 여파까지 더해지자 전날(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9% 떨어졌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0.5%, 0.4% 내렸다.

    여파는 가상자산 시장으로까지 번졌다. 이날 오전 8시25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6% 하락한 8만 670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0월 고점(12만 6000달러) 대비 약 31% 낮은 수준이다. 이더리움(-7.01%)과 리플(-6.41%) 등 주요 가상자산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상자산 하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12월 거래가 시작된 일요일 밤, 단 몇 시간 만에 4000달러 이상 급락했다”며 “최근 비트코인은 위험자산 회피 기조 속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비트코인과 기술주의 커플링 양상이 발생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증거금 보전을 위해 주식과 가상자산을 동시에 매도하면서 하락이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VALR의 파르잠 에사니 CEO는 “일본발 거시 불확실성으로 아시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로 30% 하락해 6만달러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말을 앞두고 가상자산 유동성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35억달러(약 5조1500억원)가 순유출됐다.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의 ‘공포·탐욕지수’는 이날 20을 기록하며 ‘공포’ 단계에 진입했다.

    국내 시장은 일단 안정적 출발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72포인트(0.48%) 오른 3939.09에, 코스닥은 1.01포인트(0.11%) 내린 921.37에 개장했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1% 상승한 3967.65포인트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가 ‘엔 캐리’ 청산 우려와 유동성 쇼크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했지만, 국내 시장은 엔비디아 반등 효과를 반영하며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0.94%)와 SK하이닉스(+2.97%) 등 반도체 대장주가 지수를 견인했고, 현대차(+4.32%), 기아(+2.85%), KB금융(+2.97%)도 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사에 따른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려면 시차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에서 대외 변수가 더해진 만큼 주가 추이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유진·정목희·경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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