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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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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미국 패권 이후…'다극 세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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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지능의 역사·헌 옷 추적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다극 세계가 온다 = 페페 에스코바 지음. 유강은 옮김.

    제국이 사라지거나 해체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강건했던 로마 제국도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중국 진 제국도 모두 사라졌다. '해가 지지 않던' 영 제국은 식민지를 모두 잃은 채 섬나라로 전락했다. '언제냐'의 문제지 미국이 권력을 잃는 것은 '역사적 필연'에 가깝다.

    그러나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위세는 여전하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도 미국에 있고, 무기와 군사력도 여타 국가들을 압도한다. 세계 곳곳에 뻗어있는 정보력은 최대 자산 가운데 하나다. 달러는 여전히 국제간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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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하지만 위기의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브라질 출신 언론인으로 유라시아 지역에서 40년을 보낸 저자에 따르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이미 흔들리고 있다. 탈달러화는 확산 추세다. 중국과 러시아는 루블과 위안으로 거래하고 있고, 아세안 10개국은 지역 통화 활성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러시아 석유를 중국 돈인 위안으로 결제한다. 아랍에미리트와 인도는 점차 석유 이외의 무역을 루피(인도 화폐)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브릭스(BRICS) 10개국, 그중에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손잡으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 다수가 이들을 따를 기미를 보인다. 미국 외교가의 전설적 존재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1928~2017)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생전에 중국과 러시아가 손잡는 걸 악몽으로 여겼는데, 이미 그 악몽은 현실이 됐다.

    오랜 시간 유라시아 지역에 살며 국제 문제에 천착해서 그런지 국제 문제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독특하다. 저자의 방점은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중국·러시아 등이 이끄는 글로벌 사우스에 가 있다. 저자는 중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한 글로벌 사우스의 약진 속에 미국의 패권이 약화하면서 세계는 이미 다극 체제로 전환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머지않은 시기에 미국의 패권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돌베개. 316쪽.

    연합뉴스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인간지능의 역사 = 이은수 지음.

    인공지능(AI)은 시대의 화두다. 모든 산업이 AI를 향하고 있다. 수많은 인재가 이 분야로 뛰어들고, 기존의 AI가 더 성능 좋은 인공지능의 발판이 되고 있다. 하룻밤만 자고 나도 새로운 능력을 탑재한 AI가 속속 등장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AI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을지 가늠조차 안 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무소불위의 능력을 지닌 AI 덕택에 인간이 지닌 고유의 가치, 즉 '인간지능'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서울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인간지능'이란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고 의미를 구성하며 지식을 창출하고 전승(傳承)하는 총체적 능력을 뜻한다. 진리를 탐구하고 가치를 성찰하는 '지성', 기억·추론·판단·상상 같은 구체적 정신 기능인 '지적 능력', 그 결과물로 축적된 인식의 체계인 '지식'이 모두 인간지능에 속한다.

    저자는 이런 지식의 총체성을 고대부터 현대까지 통시적으로 살펴본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부터 최근의 AI까지, 구불구불 이어지는 인간의 지적 행로를 차근히 밟아나간다. 그 끝에 저자는 "깊은 맥락을 읽어내는 이해력, 이질적인 요소를 융합하는 창의력, 섬세한 윤리적 분별력,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힘"이 바로 인간 고유의 가치라는 통찰을 얻는다.

    문학동네. 440쪽.

    연합뉴스

    [한겨레출판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헌 옷 추적기 = 박준용·손고운·조윤상 지음.

    우리는 수많은 옷을 사고 버린다. 2022년 환경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보면 폐의류는 연간 10만 6천536t에 달한다. 이들 옷은 소각되지 않고, 모두 '재활용'되는 것으로 통계상으로는 나타난다. 과연 그럴까.

    시사주간지 기자인 저자들이 의류 수거함 옷의 유통 과정을 추적했다. 153개의 추적기를 옷에 부착해 전국 의류 수거함에 투입하고, 4개월간 옷들이 어디로 가는 쫓았다.

    그 결과, 옷은 인도의 불법 소각장, 태국의 쓰레기 산, 볼리비아의 황무지, 필리핀의 해변에 가 있었다. 저자들은 이것이 우리가 '재활용'이라고 믿었던 것의 실체라고 말한다.

    한겨레출판사. 264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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