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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국제 유가 떨어지는데…국내 휘발윳값 고공행진 역주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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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가격 게시판에 휘발유가 L당 1839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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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11월 넷째 주 기준 L당 1745원을 기록했다. 서울은 지난주 L당 1800원을 넘겼다. 5주 연속 상승세다.

    반면 국제유가(두바이유)는 4주 연속 하락세다. 10월 마지막 주 배럴당 평균 66.2달러에서 11월 넷째 주 63.2달러로 4.5% 낮아졌다. 단골처럼, 정유사가 국제유가 하락 속도보다 더디게 국내 판매가격을 내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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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정유업계는 단순히 ‘국제유가=주유소 휘발윳값’ 추이로 볼 수 없는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가 원유를 들여올 때는 국제유가가 아니라 싱가포르 현물 가격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며 “국제 제품 가격을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하는 데 2주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국제 제품가격 통계에 따르면 휘발유(92 RON 기준)는 11월 첫째 주 배럴당 78.8달러에서 12월 1주 배럴당 79.7달러로 오히려 소폭 올랐다.

    정유업계는 최근 급락한 달러당 원화 가치를 기름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았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9월 1300원대에 머물다가 최근 1450원까지 떨어졌다. 정유사는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할 때 미국 달러화로 사 온다. 원유를 들여올 때 과거보다 원화를 더 많이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유사 관계자는 “기름값의 60%를 세금이 차지한다. 11월 1일부터 유류세 인하를 환원(인하율 축소)한 조치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겐 부담이지만, 정유사 입장에서 주유소 휘발윳값 상승세는 반가운 일이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지난 3분기 실적이 일제히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정유사 수익 지표인 정제 마진(제품 판매 가격과 해외에서 사 온 원유 가격 간 차)이 오른 덕분이다. 정제마진은 통상 배럴당 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상반기 배럴당 5~7달러 수준을 맴돌던 정제마진은 지난 7월 10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달엔 배럴당 14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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