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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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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상처 받아도 살아내려는 인간…'모텔과 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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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릴리 첫 번역 시집 '나는 긴장을 기르는 것 같아'

    뉴시스

    [서울=뉴시스] '모텔과 나방' (사진=현대문학 제공) 2025.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모텔과 나방(현대문학)=유선혜 지음

    지난달 문지문학상을 받은 시 '모텔과 인간'이 담겨있는 저자의 두번째 시집.

    첫 시집에서 인간의 존재와 사랑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사랑과 함께 동반되는 고통, 상처 등을 탐구하며 세계를 확장한다.

    총 4부·시 32편이 실린 시집은 일상의 욕망과 고통을 공간에 착안해 표현했다. 특히 2부는 표제작과 함께 '모텔'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연관 시들이 연속해서 실렸다. 모텔이라는 특정 공간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폭력성, 내면화된 허위와 혐오를 드러내며 오늘의 사회 구조를 다시 비춘다.

    "인간들은 맞기를 원하고 취하기를 원하고 비틀거리기를 원하고 잊기를 원하고 헐떡이기를 원하고 울기를 원하고 기절하기를 원하는 것 같아" ('모텔과 나방' 중)

    시인은 모텔이라는 공간 속에서 나방을 시작으로, 인간·리모컨·변기·거울·냉장고 등을 차례로 들여다본다. 일상의 사물과 존재들이 한데 얽힌 모텔을 '세계의 축소판'으로 재구성하며 결국 상처받고 흔들리면서도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 욕망을 드러낸다.

    시집은 당대 한국 문학의 현대적이면서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출판사의 '핀 시리즈'의 시인선 56번째 책이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나는 긴장을 기르는 것 같아' (사진=민음사 제공) 2025.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는 긴장을 기르는 것 같아(민음사)=로버트 크릴리

    "나는 긴장을 기리는 것 같아/아무도 가지 않는/어느 숲 속의/꽃들처럼.//상처는 저마다 완벽하여,/눈에 띌까 말까 한 조그마한/꽃망울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아픔을 만드네." ('그 꽃' 중)

    '20세기 에밀리 디킨슨'으로 불리는 크릴리(1926~2005)의 시집이 국내 첫 번역 출간됐다. 시집은 ▲끌림 ▲사랑 ▲단어 ▲조각 ▲거울을 각 목차로 총 5부·73편의 시로 구성됐다.

    저자는 일상에서 작품의 영감에 착안해 드러나지 않은 내면에 집중, 시를 통해 현실의 새로운 모습을 조명한다. 감정의 일부를 경험하게 하고, 이에 얽힌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랑에 빠진다는 건 오늘 날씨가 어떤가/보려고 밖에 나가는 것과 비슷//하지요. 오해는/마세요. 당신이 그녀를//사랑한다고 해서, 그녀도 당신을/사랑한다는 걸 어찌 증명하겠어요,그냥" ('비즈니스' 중)

    "탐스러운 단어들이 있다/촉촉하고/따뜻한/살갗처럼.//(중략) 그것들을 말하지 않으면/모든 욕망은/추상적으로 변하고/결국에는 죽어 버린다." ('사랑' 중)

    시 번역은 저자가 교수로 있던 뉴욕 버펄로대학교에서 인연 맺은 영문학자이자 번역가인 정은귀 한국외대 교수가 맡았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도 직접 그가 선별했다. 미국 최고 시집에 수여하는 볼링겐상의 수상작인 시집 '사랑을 위하여'를 비롯해 '끌림', '단어들', '거울' 등에 실린 시가 선정됐다.

    시집은 시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 출간하는 출판사의 세계시인선 시리즈 중 한 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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