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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선거와 투표

    내년 美 중간선거 결과가 한국에 중요한 이유[한반도 G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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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약발' 떨어지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변수 늘어

    北 김정은, 트럼프 중간선거 패배 분명해지면 美 외면 가능성도

    [편집자주] 한반도 외교안보의 오늘을 설명하고, 내일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한 발 더 들어가야 할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짚어보겠습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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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내년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1년가량 남았지만 한국의 외교가는 벌써부터 이 '정치 이벤트'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혹은 조정 논의와, 북한과의 대화의 향배가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한미 외교당국은 지난 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경주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를 본격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미 원자력 협정, 한국의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조선업 협력 등과 관련해 분야별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중 한미 원자력 협정 사안은 외교부가 주도할 예정입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현행 협정에선 불가능한 미국의 사전 승인 없는 독자적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능력을 갖는 '포괄적 사전 동의' 확보입니다. 이를 위한 미국과의 속도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위 '약발'이 먹힐 때, 우리가 얼마나 미국과의 협의에서 진전을 이루느냐가 될 것입니다. 이번에 '핵잠·원자력 협력'을 팩트시트에 담을 수 있었던 건, 미국의 배려라기보다 오히려 동맹도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계로 보는 트럼프니까 가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경주 정상회담 당시 나눴던 얘기를 전하며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우라늄 농축 관련 (재료는) 어디서 수입하는지 물어봐서 러시아에서 30%가량 수입한다고 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체 생산하면 많이 남겠다. 5대5로 동업하자'고 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에 분명한 관심이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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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정상이 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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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상황에서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다면, 가뜩이나 하향세인 지지율로 조기 레임덕(권력누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미국 조야에 팽배한 '핵 비확산' 기조 때문입니다. '핵 비확산' 의지가 큰 민주당 정권 때인 2015년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할 때도 실무 협상에만 4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원자력 협정을 전면 개정할지, 아니면 별도 조항을 넣어 '조정'할지를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정부가 미국과의 협의를 순탄하게 처리하고 협정 개정 또는 조정을 확정하더라도, 종국에는 미 의회의 승인이라는 '최종 관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정부 입장에선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설득 작업은 미 행정부와의 협상과 별도 트랙으로 병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북한 문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 호언장담했던 것과 달리 북한 문제에 있어 아직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러·우 전쟁의 종전도 난항을 반복하는 중입니다.

    아직은 북한에 대한 비핵화 의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간선거에서의 승리가 절실해지면 파격적인 방식으로 대북 문제를 다룰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가 미국과 합을 맞출 틈도 없이 북미 대화가 전개되면, 우리 정부에게는 큰 부담 요인이 됩니다.

    한편으론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패배 가능성이 확실시된다면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년밖에 남지 않은, 힘이 떨어진 행정부를 북한이 상대할리 만무합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는 북미 대화 선행 동력을 기반으로 남북 대화 재개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우리 정부의 대북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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