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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빈집이 일터로…농촌, 창업으로 다시 숨 쉬다 [해외실험실: 지방소멸대응 ③-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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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지자체·민간이 손잡은 농촌 재생
    마을·창업자 연결 재생 프로젝트 추진
    ‘도시 복제판’ 아닌 ‘지속 가능 디지털 경제’ 추진


    이투데이

    올라푸에블로는 농촌에서 창업 프로젝트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주민을 찾는 마을을 연결해 농촌 지역의 재인구 유입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스페인 사회적기업 알마나투라가 기획하고, 스페인 최대 전력망 운영사이자 에너지 인프라 관리 기업인 레데이아와 스웨덴 가구기업 이케아가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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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은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한 대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농촌이 빠르게 비어 가는 문제를 겪고 있다. 4일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8131개 기초자치단체 중 약 40%의 인구가 5000명 미만이며, 일부 지역은 1950년대 이후 주민의 절반 이상이 줄었다. 농촌 인구 감소는 지역 경제 침체와 학교·보건 서비스 축소, 빈집 방치로 이어지며 악순환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스페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적 기업들이 협력해 농촌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출범한 ‘올라푸에블로(Holapueblo, 안녕, 마을이여)‘ 프로젝트다.

    올라푸에블로는 농촌에 정착해 창업하려는 개인·가족과 인구 유입이 시급한 마을을 연결하는 매칭 프로그램이다. 단순 이주 장려나 임시 일자리 제공이 아니라, 비즈니스 멘토링, 지역 기반 사업모델 개발 지원, 마을과의 연결 및 정착 조력을 제공해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빵집·유기농 식품 생산, 소규모 숙박업, 바이크 대여를 비롯해 수공예·웰니스센터 같은 지역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까지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마을로 이사 와서 살아보자(Vente a Vivir a un Pueblo)’ 같은 플랫폼을 통해 주택·일자리·학교 정보를 제공해 농촌 이주를 체계적으로 안내한다. 정착 초기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장치다.

    지방정부들도 다양한 보완 정책을 시행 중이다. 가령 갈리시아 주정부의 픽사(Fixar) 프로그램은 단기 성과보다 오래 버티는 일자리와 지역 뿌리내림을 목표로 소규모 기업을 지원한다. 낡은 학교 건물을 활용한 코워킹 하우스, 방앗간을 개조한 수공예-테크 작업장, 토양 관리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하는 농장, 전통 수공예를 전자상거래로 부활시키는 디지털 협동체 등이 그 예이다. 스페인이 꿈꾸는 농촌의 미래는 첨단 도시의 복제판이 아니라 스스로 지속 가능한 뿌리 깊은 디지털 경제인 것이다. 또한 ’버려진 농촌 집락’ 등록 플랫폼을 운영해 활용 가능한 빈집과 무너져가는 마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내부 자산을 되살릴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조금에 의존한 일시적 성공, 원격근무자가 몰리는 데 따른 주택 가격 상승, 외지인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인한 지역 갈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지역 주민의 주도적인 참여가 성공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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