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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어쩌다 해피엔딩'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스테디 셀러 공연이다. 한국 뮤지컬로는 최초로 '공연계 아카데미'인 토니어워즈 6관왕(작품상, 각본상, 음악상(작사 및 작곡), 연출상, 무대 디자인상, 남우주연상)에 오르는 기념비적 사건을 일으킨 후 여섯 번째 시즌으로 '금의 환향'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2016년 초연돼 지난해까지 총 다섯 차례 관객과 만났다. 지난해 11월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했으며, 성공적인 공연 끝에 올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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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로봇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영화로는 익숙하다. '가위손', '가타카', 'AI', '그녀'부터 비교적 최근작인 '아임 유어 맨'과 같은 영화가 있다. 영국의 인기 시리즈 '블랙 미러' 역시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다만 이 작품들은 대부분 인간과 로봇의 공존과 사랑과 관한 영화였다. 서사와 감정이 인간 중심으로 설계돼있어 로봇 캐릭터는 피사체에 그치는 경우도 적잖았다. 로봇의 희로애락을 유추만 할 수 있을 뿐 가슴까지 와닿는 세밀한 묘사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로봇들의 사랑에 관한 연서다. 근 미래의 메트로폴리탄이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하지만 극은 아날로그이자 클래식에 가까운 감성을 추구한다. 올리버가 클레어는 스테인리스 스킨에 기계음 목소리의 지닌 정형화된 로봇이 아닌 파스텔톤 의상을 입고 인간의 육체로 등장해, 감미로운 목소리로 감정을 노래하며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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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소리 날 것 같은 차가운 감정과 연산화된 사고 과정을 지녔을 것 같은 로봇이지만, 이들은 인간보다 더 따스한 온기로 서로를 보듬는다. 옆집에 충전기를 빌리기 위해 수십 번 주저하는 마음과 충전 수명을 다해 쓰러지진 않았을까 우려하는 따뜻한 마음은 우연이었던 올리버와 클리어의 만남을 필연으로 만들어줬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애용되다가 더 좋은 기종이 나오면 대체될 수밖에 없는 기계의 숙명은 늙어 소외되는 인간의 근원적 비극과 다르지 않다. 또한 서툰 사랑을 완성해나가는 푸근한 애정과 희망을 선사하는 연대 등도 인간에 대입해도 낯설지 않은 감정이며 정서다.
이 창작극의 성공 요인에 음악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박천휴와 윌 애런슨이 만들어낸 '우린 왜 사랑했을까', '끝까지 끝은 아니야', 'Driving', '사람들로부터 배운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 '사랑이란' 등의 넘버들은 결 고운 서사와 어우러지며 관객들의 마음에 '사랑의 봄'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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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곡가의 아름다운 선율은 단 세 명의 배우, 6인조(피아노, 바이올린 두 대, 비올라, 첼로, 드럼) 오케스트라가 이뤄내고 있다는 것도 감탄을 자아내는 요소다. 규모의 뮤지컬, 이름값의 연기가 아닌 열정으로 빚어낸 결과들이 주는 감동을 관객도 알아본 것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은 스토리, 음악, 연기, 연출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제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의 가치를 만끽할 수 있는 보석 같은 공연이다.
10주년 공연은 내년 1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리며 네 명의 올리버 김재범·신성민·전성우·정휘와 다섯 명의 클레어 전미도·최수진·박지연·박진주·방민아, 세 명의 제임스 이시안·고훈정·박세훈이 함께 한다.
ebada@sbs.co.kr
* [틱틱붐]은 뮤지컬 '렌트'를 남기고 요절한 비운의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유작 '틱, 틱... 붐!'에서 따온 코너명입니다. 공연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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