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활성화 위한 전제조건 소개
"향후 전통금융과 디파이 결합…스테이블코인이 온체인-오프체인 연결"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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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한국 무역 거래에서 원화로 결제되는 규모가 연간 80조 원에 달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 80조 원을 지키는 길입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전제조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쓰이려면 다섯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레그테크(규제와 기술의 합성어) 표준 설계 △온체인 담보·유동성 관리 인프라 △무역금융·물류·과세의 온체인 전환 △국경 간 외환거래(FX) 온체인 통합 △발행사·수탁사·오라클·결제기관 간 '위험 상호의존성' 구조 등이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규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레그테크' 표준을 설계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자금세탁방지(AML)나 고객확인(KYC)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대표적이다.
앞서 이날 발표를 맡은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 시 KYC, 자산 동결, 화이트리스트 등의 기능을 블록체인상에 기본 탑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준비금'으로 불리는 스테이블코인 담보자산과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개발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어떤 자산을 준비 자산으로 할지에 대해선 법률에 포함될 전망이지만, 우리나라에 만기 1년 이하 단기 국채가 없는 것도 문제다. 미국에선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준비 자산이 대체로 단기 국채이기 때문이다.
김종승 대표는 "준비자산 후보군으로서 단기 국채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산업적으로 활용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무역 금융, 물류 등이 블록체인 상으로 전환돼야 한다. 그래야 무역 금융에서의 거래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서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는 분야가 무역 금융"이라며 "무역에선 물건은 받고도 정산은 한 달 뒤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물류 혁신을 이루고,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 시장을 온체인화하는 것도 논의해야 한다. 김 대표는 "여러 국가에서 만든 스테이블코인들을 서로 환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블록체인상에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발행사, 수탁사, 오라클, 결제기관 간 '위험 상호의존성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소개했다.
스테이블코인 준비 자산은 수탁기관이 보관하고, 수탁사의 이중 승인 없이는 준비자산을 이동시킬 수 없게끔 함으로써 실패 위험을 차단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파산 위기 징후가 있을 땐 수탁사가 준비자산에서 직접 상환 절차를 수행하면 된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온체인과 오프체인을 연결하는 '세틀먼트 레이어가 될체인에서 거래의 최종적인 확정과 기록을 담당하는 기반 계층)'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식, 채권, 펀드 등이 토큰화됐을 때 이를 거래하는 수단도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전통 금융과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금융이 출현할 것"이라며 "이런 시기에 스테이블코인을 장악하지 못하면, 향후 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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