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의 ‘위드 러브, 서울’ 전시 전경. 사진 티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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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 자리한 티파니 블루 박스
하이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옆 아레나 광장에서 ‘위드 러브, 서울(With Love, Seoul)’ 전시를 개최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블루 박스를 커다란 전시 공간으로 구현하고 그 안에 60여점의 작품과 하이 주얼리를 담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선보인 티파니 전시 중 가장 방대한 규모다.
전시는 네 개 챕터로 구성되며 티파니의 장인정신과 예술적 상상력, 사랑이라는 감정의 역사를 문화적 맥락에서 탐색한다.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그의 아들이자 아트 디렉터였던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버드 온 어 락’을 탄생시킨 전설적인 주얼리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에 이르기까지 세 거장을 중심으로 티파니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1887년 프랑스 왕실 보석 경매에서 인수한 진주·에메랄드 브로치, 상징적인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등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한국을 찾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당초 14일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관람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전시는 무료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다니엘 스티그만 만그라네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렸다. 사진 에르메스 ©Andrea Rossett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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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메종 도산, 월지에서 빛나는 달
에르메스 재단은 장인정신을 존중한다는 철학 아래 매년 다양한 예술 활동을 후원한다. 국내에서는 아뜰리에 에르메스를 통해 매년 세 편의 전시를 진행한다. 지난달 28일에는 올해 마지막 전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작가 다니엘 스티그만 만그라네의 국내 첫 개인전 ‘산과 친구되기(Befriending the Mountains)’를 공개했다.
작가는 브라질 대서양 우림 메타 아틀란티카와 아마존 우림에 매료돼 오랜 기간 숲을 탐구해왔다. 그에게 숲은 환경·정치·문화적 맥락 속에서 세계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영상, 홀로그램, 설치 등 10여점의 작품으로 자연과 문화의 복합적 관계를 보여준다. 눈여겨볼 점은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보름달을 촬영한 신작 ‘달빛(Moonlight)’이다. 전시장 중정에 한국 소나무와 정원을 배치해 작품의 몰입감을 더했다. 산에서 오랜 시간 자란 소나무와 그 위로 번쩍이는 번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보름달의 풍경이 핵심이다. 전시는 내년 3월 8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수요일은 휴관한다.
‘아제딘 알라이아,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형태의 조각가들’ 전시 전경. 사진 뮤세오 델 테수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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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뮤세오 델 테수토가 바라본 알라이아와 발렌시아가
이탈리아 프라토에 위치한 섬유 박물관 뮤세오 델 테수토(Museo del Tessuto)가 설립 50주년을 맞아 아제딘 알라이아 재단과 협업해 ‘아제딘 알라이아,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형태의 조각가들(Azzedine Alaïa, Cristóbal Balenciaga. Scultori della forma)’ 전시를 열었다. 알라이아와 발렌시아가의 대표작 각 25점, 1950년부터 68년 사이 제작된 발렌시아가의 오리지널 드로잉 12점이 전시됐다.
튀니지에서 태어난 알라이아는 70년대 후반 프랑스 파리로 떠나, 작은 아파트에서 브랜드를 론칭했다. 81년 첫 기성복 컬렉션을 론칭하며 호평을 받았고 이후 ‘밀착 드레스의 제왕’으로 명성을 떨쳤다. 알라이아는 발렌시아가 작품과의 만남을 본인 작품의 시작점으로 삼을 정도로 발렌시아가의 열성적인 팬이었다. 발렌시아가의 디자인 형태와 재단 구조, 뛰어난 기술력에 매료돼 상징적인 작품들을 수집해왔다. 이번 전시는 알라이아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발렌시아가의 오리지널 쿠튀르가 그의 작품과 함께 전시돼 의미를 더한다. 전시는 내년 3월 5일까지 진행된다.
에스파스 루이 비통에서 진행 중인 ‘앤디 워홀, 시리얼 포트레이트’ 전시. 사진 루이 비통·앤디 워홀 시각 예술 재단 ©Jérémie Souteyr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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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이 도쿄에서 선보이는 앤디 워홀의 다양한 모습
루이 비통은 전 세계 주요 도심에 위치한 전시 공간 에스파스 루이 비통을 통해 현대미술을 조명하고 있다. 루이 비통 재단 소장품 가운데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소개해 누구나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도쿄에서는 팝아트의 상징 앤디 워홀의 작품을 선별한 ‘앤디 워홀, 시리얼 포트레이트(Andy Warhol - Serial Portraits)’ 전시가 열린다.
앤디 워홀은 1949년 미국 뉴욕에서 광고 일러스트레이터로 경력을 시작해 87년 사망할 때까지 방대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영화감독, 음악 프로듀서, 쇼 디자이너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창작 활동을 펼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은 ‘초상화’다. 워홀은 경력 전반에 걸쳐 자신의 모습을 남겨왔다. 전시는 63년 ‘포토 부스 자화상(Photo Booth Self-Portrait)’부터 81년 ‘더 섀도(The Shadow)’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매체에 따라 워홀의 이미지가 변하는 모습과 그의 예술이 발전하는 흐름을 소개한다. 다양한 카메라 기법부터 실크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워홀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구성이다. 전시는 내년 2월 15일까지, 오후 12시부터 8시까지 만나볼 수 있다.
론 뮤익의 ‘쇼핑하는 여인’(2013). 사진 까르띠에 ©Cyril Marcilhac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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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지 튼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첫 전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프랑스 파리 팔레 루아얄 광장 2번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개관을 기념하는 첫 전시는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즈마가 구성한 ‘상설 전시(Exposition Générale)’가 장식한다. 100명의 작가가 참여해 6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번 전시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지난 40여 년간 다뤄온 주요 예술적 화두를 ‘임시 건축 연구소’, ‘생태계 보전에 대한 고찰’, ‘물질과 기술을 위한 실험 공간’, ‘미래지향적 이야기의 탐구’ 등 네 가지 주제로 집약해 보여준다. 작가들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해체하고 영상, 사운드,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재구성했다.
새 전시 공간 자체도 주목할 만하다.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장 누벨은 19세기 오스만 양식의 외관을 보존하면서도 내부 구조를 과감히 재해석했다. 건물 중앙을 비우고 다섯 개의 강철 플랫폼을 수평으로 배치해 전시의 높이와 깊이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전시 또한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람객이 작품 사이를 오가며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시는 내년 8월 23일까지 이어진다.
왼쪽부터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노스탤지어 오브 머드’ 컬렉션 의상과 레이 가와쿠보가 디자인한 꼼데가르송 2024 봄·여름 컬렉션. 사진 비비안 웨스트우드·꼼데가르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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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가와쿠보 레이 조명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이하 NGV)이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가와쿠보 레이를 한 자리에서 조명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1970년대 영국 펑크 문화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펑크의 여왕’으로 불렸다. 꼼데가르송을 만든 가와쿠보 레이는 과감한 실루엣과 해체주의적 디자인으로 ‘아방가르드계의 대모’로 평가받는다. 두 디자이너는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적 환경에서 자랐지만, 비슷한 시기 패션의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급진적 태도로 혁신을 이끌었다.
전시는 약 150점의 작품을 통해 두 사람의 접점과 차이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전 세계 주요 기관 소장품과 개인 대여품, NGV 소장품이 포함됐으며 꼼데가르송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기증한 40점의 작품도 공개됐다. 전시는 두 디자이너의 주요 컬렉션과 문제의식을 따라가며 이들이 어떻게 패션의 역사를 다시 썼는지 보여준다. 레이디 가가와 케이티 페리 등 유명 팝스타들이 착용한 대표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2026년 4월 19일까지.
서지우 기자 seo.ji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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