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연구소] ‘역대 경매가 톱10’ 미술작품
‘가격 뻥튀기 논란’에 법정 공방 다빈치作
홧김에 다시 경매 내놔 역대 최고가 낙찰
앤디 워홀作 관람하던 퍼포먼스 예술… 착각으로 그림에 총 쏴 ‘샷 매릴린’ 탄생
구스타프 클림트의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 사진 출처 소더비 |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이 2억3640만 달러(약 3488억 원)에 팔리며 공개 경매로 팔린 미술품 중 역대 두 번째로 비싼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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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클림트 작품처럼 일반인은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가격에 경매봉을 두드리게 한 작품은 뭐가 있을까. 작품에 얽힌 여러 이야기와 함께 ‘역대 경매가 톱10’을 살펴봤다. 다만 미술품은 갤러리 판매나 경매사 프라이빗 세일 등 여러 방식으로 거래돼, 경매 최고가가 가장 비싼 작품이란 뜻은 아니다.
● ‘홧김에 경매’ 역대 최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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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경매의 역대 최고가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0년경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살바토르 문디’다. 2017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4억5030만 달러에 팔렸다. 당시 시세로 5000억 원에 가까운 금액도 놀랍지만, 사연도 화제였다.
예수가 투명한 유리구를 쥐고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195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처음 나왔을 땐 겨우 45파운드에 팔렸다. 이후 복원을 거쳐 옥스퍼드대에서 ‘다빈치 진품’ 인정을 받았는데, 러시아 억만장자인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가 2013년 스위스 딜러로부터 1억2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훗날 리볼로블레프는 “딜러가 가격을 뻥튀기했다”며 소송을 걸었지만 패소했다.
격분한 리볼로블레프는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 작품을 내놓는다. ‘홧김에 경매’였다. 그런데 20분가량 이어진 경합은 점점 치열해지더니 한 번에 2000만, 3000만 달러씩 가격이 치솟았다. 미술전문 매체인 아트뉴스페이퍼는 당시 “경매장 분위기가 서커스장 같았다”고 했다. 결국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의 대리인이 리볼로블레프가 샀던 가격의 약 4배에 낙찰받았다. 다만 ‘살바토르 문디’가 다빈치 진품이 맞느냐는 여전히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 모딜리아니, 중국 벼락부자가 낙찰
때로 작품보다 낙찰받은 사람이 더 주목받기도 한다. 공개 경매가 역대 4위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작품 ‘누운 누드’(1억7040만 달러)를 2015년 낙찰받은 건 중국의 대표적 벼락부자로 꼽히는 류이첸(劉益謙) 선라인그룹 회장이다. 노동자 집안 출신인 류 회장은 중학교 중퇴 뒤 가방 장사와 택시기사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1980년대부터 주식과 부동산 등에 뛰어들어 억만장자가 됐다.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 사진 출처 크리스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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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인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1억9500만 달러)은 총을 맞아 더 유명해졌다. 배우 매릴린 먼로를 그린 연작 중 하나인데, 원 제목은 ‘세이지 블루 매릴린’이었다. 1964년 퍼포먼스 예술가인 도로시 포드버가 워홀에게 “쏴도 돼?(Can I shoot?)”라고 물었고, 이를 사진 촬영이라 여긴 워홀은 “찍어(Shoot)”라고 답했다. 그러자 포드버는 그림 속 먼로 이마에다 권총을 쐈다. 워홀은 그림 복원 뒤 제목에 ‘샷(총 맞은)’을 추가했다. 2022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유명 화상인 래리 거고지언이 낙찰받았다.
빈센트 반 고흐의 ‘가셰 박사 초상’.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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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바스키아 ‘무제’.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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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역대 경매가 상위 10위엔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1억7940만 달러·카타르 전 총리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비르 알사니 낙찰)과 빈센트 반 고흐의 ‘가셰 박사 초상’(8250만 달러·일본 다이쇼와 제지 명예회장 사이토 료에이), 장미셸 바스키아의 ‘무제’(1억1050만 달러·일본 조조타운 창업자 마에자와 유사쿠) 등도 이름을 올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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