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확정 후 리포트 9건 중 5건 '중립'
펄어비스 리포트 발간 현황./그래픽=윤선정 |
펄어비스가 신규 주력 게임 '붉은사막' 출시일을 확정하고도 증권가의 '중립' 리포트 세례를 면치 못했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펄어비스에 대한 국내 증권사 기업리포트는 지난 9월 '붉은사막' 출시일 발표 이후 총 9건 발간됐다. 그중 5건은 중립 투자의견이 담겼다. 평균 목표주가는 이날 종가보다 6.9% 높은 3만9889원으로 집계됐다.
펄어비스는 지난 8월13일 전장 대비 24.2% 급락, 3만9000원대에서 2만9000원대로 내려앉았다. 2분기 실적과 함께 알린 '붉은사막' 출시연기 소식이 투매를 촉발한 탓이다. 주가가 급락 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3개월이 걸렸다.
출시 연기 당시 리포트 표제에 '양치기 소년'·'진정성 결여'·'실망의 반복' 등을 올리며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비판을 쏟아내던 분위기는 한층 누그러졌다.
'붉은사막'에 대한 내년 판매량 전망치로 SK증권은 500만장, 미래에셋증권은 400만장, NH투자증권은 349만장, 유진투자증권은 300만장을 제시했다. 한국산 패키지 게임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시프트업 '스텔라블레이드'의 1년간 판매량(300만장)을 상회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도쿄게임쇼에서 직접 확인한 바로는 전시된 '붉은사막'을 플레이하기 위한 대기열이 길었다"며 "글로벌 유명작과 비교해도 콘텐츠 볼륨이 매우 크고, 오픈월드 게임으로서 출시 이후 콘텐츠 확장 잠재력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각사는 주가 흐름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리포트상 목표주가와 발간 당시 주가(전일종가)의 격차는 △100원(삼성·미래에셋) △350원(키움) △5250원(DS) △6000원(신한) △8100원(NH) △1만2100원(메리츠)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거나(SK) 전일종가보다 900원 낮게 잡은 곳(유진)도 있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의 흥행 가능성과 펄어비스가 초대형작을 개발할 수 있는 국내 소수기업임은 인정하지만, 수차례 출시가 지연돼 실적 예측 가능성이 하락했다"며 "신작 출시와 현금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붉은사막'의 글로벌 기대감 대비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승호 DS증권 연구원은 "높은 체급의 게임을 준비했고 게임 자체의 독창성도 높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이 공존한다"며 "추정치는 게임의 차별성과 장대함에 초점을 두고 호의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출시 전까지 실제 대중의 평가와 반응에 주목하며 매매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후속작 '도깨비'를 투자 판단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깨비'는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출시는 2027년 하반기로 예상된다"며 "내년은 '붉은사막' 출시와 '검은사막' 업데이트로 영업손익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초반 매출이 집중되는 패키지 게임의 특성상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후속작의 빠른 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깨비'는 개발과정이 명확히 업데이트되지 않고, '붉은사막'의 장기간 개발·출시 연기 등 선행사례를 감안하면 출시시점 가정과 이를 연계한 실적 추정에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결과가 발생할 경우 2027년 예상실적에 대한 단절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2018년 개발을 개시한 패키지 게임이다. 내년 3월20일(한국시간) 전 세계 출시를 앞뒀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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