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저수가·급여화 지연 구조, 정부가 외면"
이태연(왼쪽 2번째) 대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이 관리급여 전후 도수치료 부담금을 비교한 사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의협 유튜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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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총진료비 10만원짜리 도수치료를 받을 때 환자 본인부담금이 2만원, 실손보험사 부담금이 8만원이라면 관리급여 정책 시행 후 도수치료 총진료비는 4만원으로 낮아지되 환자 본인부담금은 3만6100원으로 되레 늘고, 건강보험공단이 2000원을 추가로 부담하면서도 실손보험사 부담금은 1900원으로 크게 낮아질 것입니다."(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관리급여' 제도 도입을 강하게 비판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관리급여는 법적 근거 없이 도입된 위헌적 조치라는 주장과 함께, 향후 헌법소원 제기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의협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를 통해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 3개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했다"며 "이는 의료계의 지속적인 협의 요청과 전문가들의 의학적 의견을 무시하고 오직 실손 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관리급여는 명목상 급여이지만 본인부담률이 95%에 달해 사실상 비급여와 다르지 않다"며 "국민건강보험법상 아무런 근거도 없이 신설된 이 제도는 법률유보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위헌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부의 관리급여 정책 강행 관련 대한의사협회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백경우 재활의학과의것사회장, 최순규 신경외과의사회장, 이태연 보험부회장, 이봉근 보험이사./사진제공=의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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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국가는 정책을 명분으로 전문가의 진료 행위를 통제할 수 없다. 의사는 행정지시를 따르는 기술자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라며 "정부가 의료 판단에 개입할 경우 의료의 본질이 훼손된다"고 덧붙였다.
이봉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이번 관리급여 정책은 특정 진료항목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치료 접근성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의협은 정부의 정책 강행에 맞서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관리급여 제도가 의료계 자율성과 환자 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항목에 포함된 시술 중 하나인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수술을 피하고자 하는 고령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중요한 비수술적 대안이지만, 관리급여 지정으로 사용이 제한될 경우 수술로 대체되는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정부가 관리급여의 무분별한 확대를 시도하면 헌법소원 제기 등 강도 높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연 의협 부회장은 "의료전문가의 합리적인 의견들을 계속 무시하고 정책을 강행하면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등 관련 협의체에 대한 참여 거부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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