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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KAIST, '투명 망토' 개발...웨어러블·스텔스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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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차세대 스텔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똑똑한 투명 망토'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와 박상후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팀이 액체금속 복합 잉크를 기반으로, 전자기파를 흡수·조절·차폐할 수 있는 차세대 신축성 클로킹(레이더·센서 탐지 방지 기술)의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자신문

    KAIST의 이번 성과가 실린 국제 학술지 '스몰' 지난 10월호 표지논문.


    물체 표면에서 빛·전파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것이 클로킹 기술 핵심인데, 기존 금속 재료는 딱딱하고 잘 늘어나지 않아 몸에 밀착되는 전자기기나 자유롭게 형태가 변하는 로봇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원래 길이 최대 12배까지 늘려도 전기가 끊어지지 않으며, 공기 중 1년 가까이 둬도 녹슬거나 성능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고무처럼 말랑하면서 금속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런 특성은 잉크가 마르는 과정에서 내부 액체금속 입자들이 서로 연결돼 그물망 같은 금속 네트워크 구조를 스스로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메타물질'로, 잉크로 아주 작은 무늬를 반복 인쇄해 전파가 해당 구조를 만났을 때 설계된 방식대로 반응하도록 만든 인공 구조물이다. 그 결과 액체처럼 유연하면서 금속처럼 튼튼한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

    제작 방법도 간단하다. 고온으로 굽거나 레이저로 가공하는 복잡한 공정 없이,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붓으로 칠한 뒤 말리기만 하면 된다. 또 액체를 말릴 때 흔히 발생하는 얼룩이나 갈라짐 현상이 없어, 매끄럽고 균일한 금속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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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편정수 박사, 이현승 박사과정, 최원호 교수, 박상후 교수, 김형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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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팀은 잉크 성능을 입증하고자,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전파 흡수 성질이 달라지는 '신축성 메타물질 흡수체'를 세계 최초로 제작했는데, 잉크로 무늬를 찍은 뒤 늘리기만 하면, 흡수 전파 종류(주파수 대역)가 달라진다.

    이번 기술은 신축성, 전도성, 장기 안정성, 공정 단순성, 전자기파 제어 기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획기적인 전자소재 기술로 평가된다.

    김형수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 프린팅 공정만으로도 전자기파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로봇의 피부, 몸에 붙이는 웨어러블 기기, 국방 분야의 레이더 스텔스 기술 등 다양한 미래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스몰' 10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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