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건국대 교수 |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기술 혁명은 인재의 정의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 단순한 기술 숙련이나 기능적 전문성만으로는 기업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시장을 선제적으로 설계하고, 복잡한 난제를 해결하며, 압도적 성과를 창출하는 '초격차 인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초격차 인재는 기존의 T자형, 파이(π)자형 인재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이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비교 불가능한 기술적 깊이를 기본 전제로 하며, 여기에 강력한 실행력, 전략적 통찰, 융합적 사고력, 그리고 높은 회복 탄력성을 겸비한 리더형 인재를 의미한다. 이들은 국가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며, 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 핵심 동력이다.
그렇다면 초격차 인재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길러야 할까? 인터뷰를 통해 본 기업 경영자들은 이 질문에 명확한 통찰을 제시한다. 이들이 강조하는 초격차 인재의 핵심은 '미래를 예측하는 비전'과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집요한 실행력'의 결합이다. 이 역량은 여섯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비전과 통찰이다. 단순히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조직의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능력, 즉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말한다.
둘째, 실행과 문제 해결이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끈질긴 실행력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목표를 부가가치 및 영업이익과 같은 구체적인 성과로 전환한다. 목표만 세우는 몽상가나 실행만 하는 기능 전문가가 아닌, 남들이 상상하는 이상의 높은 목표를 꾸준히 실행해 만들어낸다.
셋째, 성과지향 전문성이다. 특정 분야에서 비교 불가능한 깊이의 전문성은 산업적 감각 및 이해와 융합해 탁월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으로 발현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초격차 역량이란 결국 부가가치와 영업이익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직결된다.
넷째, 글로벌 융복합 협업력이다. 기술, 지식, 조직, 국가의 경계를 넘어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협업을 주도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이 필수적이다. 공감과 비전을 제시하며 파트너를 조직하는 리더십이 중요해진다.
다섯째, 적응과 학습이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학습하고 적응하며 자신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동태적 능력이 요구된다. 스스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역량을 효과적으로 습득하는 이 과정은 탁월한 경쟁 우위의 근거가 된다.
여섯째, 인간적 자질이다. 초격차 인재는 기술과 지식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공감, 겸손, 회복 탄력성 같은 인격적 태도가 신뢰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와 성과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 이들은 기술을 선한 방향으로 사용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도할 수 있다.
초격차 인재 육성은 기업을 넘어 정부, 대학, 산업계를 아우르는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다차원적인 협력 과정이다. 정부는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글로벌 연결성을 촉진하는 전략 설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은 융합 교육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으로 원석을 길러내야 한다. 기업은 단기 성과 중심의 인재 관리에서 벗어나, 실패를 허용하고 도전적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AI·데이터 기반 인재 플랫폼 구축도 시급하다.
초격차 인재는 국가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이들 없이는 미래가 없다. 아니, 이들만이 AI가 주도하는 미래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 jpark@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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