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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에이머슬리가 제안하는 혁신적인 '반도체 제조 AI'의 미래 [도전 K-스타트업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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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창경 x IT동아] 도전 K-스타트업은 우리나라 정부 부처 10곳이 함께 여는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입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 가운데 혁신창업리그의 일반 리그를 운영합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성장한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IT동아가 살펴봅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에이머슬리가 우수상을 받았다는 게 과분하네요, 오히려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직 성과라고 보여드릴 게 없는 만큼 미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수상한 거라서요. 기쁜 마음이 앞서지만 지금보다 더 잘하라는 격려이자 채찍질로 느껴집니다. 수상 당일은 에이머슬리 임직원 모두와 함께 웃고 즐기는 날이었고, 지금부터는 어떻게 더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관하고, 국가 10개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대학교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 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 행사가 장장 10개월 간의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올해 경진대회는 지난해 6238팀보다 더 많은 7377개 팀이 격돌했으며, 총 12개의 리그를 거치며 225개 팀만 통합 본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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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천 에이머슬리 대표는 20여 년 간 첨단제조 산업에 종사한 업계 전문가다 /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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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한번 더 본선을 거쳐 예비창업리그와 창업리그에서 각각 15개 팀이 선발됐고, 에이머슬리가 우수상을 차지했다. 7377개 기업 중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최승천 에이머슬리 대표를 만나 혁신창업리그 지원부터 그 결과까지의 여정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반도체 첨단 공정 제어 업무 수행··· 2024년 8월에 창업

    최승천 에이머슬리 대표는 UC버클리에서 기계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3년부터 첨단 제조 현장에서 일한 업계 전문가다. 그는 한화에서 항공 우주 및 방위 부품 생산 기술 엔지니어, 코닝(CORNING)에서 TFT-LCD용 디스플레이 기판 유리 가공 공정, 특히 엣지 가공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9년부터 SK하이닉스에 합류해 맞춤형 웹 앱을 활용한 적응형 모델 튜닝 및 자동 업데이트를 포함한 반도체 제조용 R2R(Run-to-Run) 공정 제어 알고리즘을 설계·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및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공정 안정성 및 수율 향상을 주도했다. 구체적으로는 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첨단 공정 제어(APC)를 반도체 양산 공정에 적용하는 업무를 수행하며, 기존 접근 방식만으로는 공정 안정성과 확장성에 한계가 있음을 체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공정 제어 구조를 구현하고자 에이머슬리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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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천 대표가 에이머슬리 앰피비언 설루션의 특징 등을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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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머슬리는 반도체 제조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공정 제어와 최적화를 지원하는 AI 플랫폼 앰피비언(Amfibian)을 개발 중이다. 최승천 대표는 “학교에서 제조 분야를 공부했지만 막상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쓰기 어렵다는 점을 절감했다. 첫 취업 때부터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고, SK하이닉스에서 APC 기술의 지능화 기술을 해발하며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마침 2023년 11월 SK하이닉스의 사내창업 프로그램 ‘하이개라지’를 모집해 지원했고, 지원 기업으로 선정돼 2024년 8월에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에이머슬리의 반도체 APC 지원 AI 플랫폼 ‘앰피비언’이란

    SK하이닉스에서의 경험이 어떻게 에이머슬리로 이어졌는지, 앰피비언이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를 부탁했다. 최승천 대표는 “반도체 공정은 연구개발 단계에서 레시피를 최적화하고, 양산 과정에서는 품질과 성능이 일정하게 나오도록 이 레시피를 튜닝한다. 그래서 이전 생산의 결과와 다음 실행의 공정을 계속 최적화하는 R2R 공정 방식을 사용하고, APC로 매번 세부적으로 공정 레시피를 조율하고 최적화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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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제조 공정은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손으로 제어해야하는 부분도 있다 / 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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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반도체 한 종류를 만드는데만 수백 개의 공정이 필요하며 고객사마다 요구하는 설계와 공정이 다 다르다. 결국 모든 수요에 대응하다 보면 수십만 개의 케이스에 모두 다른 APC 모델이 필요하고, 매번 재료나 요구사항 변동에 따라 계속 바꾼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 조율 과정은 개인의 경험에 기반하며, 노하우라 할 수 있다. 기업들끼리 공유도 하지 않고, 사내에서도 잘 알려주지 않을 정도다. 이런 과정 전반을 데이터로 구축해 플랫폼 화하고, 이를 자동화한 게 앰피비언”이라고 답했다.

    최승천 대표는 반도체 첨단 공정 제어를 프랜차이즈 식당에 비유했다. 최승천 대표는 “프랜차이즈 식당은 고정된 레시피를 갖고 있지만, 매일 들어오는 재료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요리사는 매번 조금씩 다른 재료를 활용해 가능한 비슷한 맛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해내는 것은 요리사의 재량이다. 반도체 APC도 비슷하다. 기반이 되는 공정 레시피가 있고, 조금씩 이것을 조작하여 최대한 같은 성능을 내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 방식을 자동화하는 게 앰피비언의 역할”이라고 정리했다.

    앰피비언은 반도체 공정 중 노광을 제외하고 런투런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노광 공정이 제외되는 이유는 파라미터의 수가 매우 많아 모델링 방식이 다르며, 장비 자체에서 고도화된 제어 시스템이 동작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디스플레이와 같은 런투런 공정은 물론 정유나 화학, 제약 등 공정 기반 산업에도 확장할 수 있다.

    “서울창경의 혁신창업리그, 열려있는 만큼 경쟁 거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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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 K-스타트업 2025 예선은 총 12개의 리그로 나뉘어서 진행됐다. 그중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진행한 혁신창업리그는 참여 제약이 적어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 / 출처=창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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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머슬리가 12개의 리그 중 서울창경에 기술을 출품한 이유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지원 자격의 유연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경리그, 부동산신산업리그, 지식재산리그 등은 관련 업계에 있는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 반면 혁신창업리그 일반리그는 예비창업자, 3년 이내 창업기업이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그만큼 경쟁률이 높지만 최승천 대표는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또한 지난해 포스코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고레로보틱스, 앰버로드가 도전! K-스타트업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하며 SK하이닉스 사내벤처인 에이머슬리도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최승천 대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혁신창업리그에서 본선으로 진출한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현재 서울창경 보육기업으로 등록됐고 IR 피칭 컨설팅이나 투자자 멘토링 지원 등을 제공받고 있다. 8월에도 도전! K-스타트업 2025 밋업 데이틀 통해 현대차증권을 소개받기도 했고, 오는 12월 말에도 도전! K-스타트업 혁신창업리그 파트너스 밋업 데이가 열린다. 협약식을 맺었으니 앞으로 다양한 부분에서 지원을 받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반도체 주목으로 에이머슬리가 떠오르리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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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진행된 2025 도전! K-스타트업 왕중왕전 시상식 / 출처=에이머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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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상을 수상한 배경에 대해서는 “반도체 분야, 그중에서도 드물게 반도체 제조 AI를 내세운 점을 내세우고 있다”라면서,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현실로 옮기고 실현했다. SK하이닉스에 재직한 만큼 관련 노하우도 갖고 있고, 창업한 지 1년 만에 아이디어를 최소기능제품(MVP) 단계까지 구현했다. 딥테크 산업이면서 창업 2년 안에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승천 대표는 2026년 참가 예정자들에게 “당연히 도전하는 것을 권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회사를 알리고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자 대상 발표 등을 많이 진행해야 한다. 혁신창업리그에 참여하면 부담 없이 IR 피칭을 연습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상 평가도 받을 수 있다. 채용이나 외부 홍보, 연습 측면에서 모두 도움이 된다. 또 결과가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정부지원금이 아닌 상금이어서 대표가 재량껏 쓸 수 있다는 점도 이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목표 모두 달성, 2026년은 ‘지원과 확장’이 필요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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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최승천 대표는 제조 AI 및 AI 반도체 분야 이외에도 반도체 제조 AI 같은 특수 분야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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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천 대표는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도전! K-스타트업의 여정을 걸어오면서도 차근차근 성과를 냈다. 최승천 대표는 “올해 최대 목표가 MVP 개발이었는데 이미 완수했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사에게 시연하는 것도 달성했다. 에이머슬리가 반도체 회사의 자동화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중요해 국내 세정학회, CMP 분야 최대 국제학회인 ICPT에서도 발표를 진행했다. 초기창업패키지는 물론 IBK 창공이나 중기부 팁스도 선정됐다”라고 올해 성과를 정리했다.

    다만 최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는 제조 AI 정부지원 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승천 대표는 “현행 AI 지원 사업이 제조 AI, AI 반도체쪽으로 나뉘는데 에이머슬리는 반도체 제조 AI여서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 제조 AI는 중소기업 중심 지원이라 수요 기업이 대기업인 우리같은 같은 경우는 이 대상에서 제외된다. 회색지대에 있는 기업들을 위한 지원 방안도 열어주었으면 한다”라는 점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에이머슬리의 내년 목표는 매출 달성, 그리고 사업의 확장이다. 최승천 대표는 “내년에는 MVP를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작년에 투자를 받았으니 이제는 성과로 증명할 시간이다. 금액적인 매출 목표보다는 파운드리, 반도체 제조 기업에서 우리 설루션을 사용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또 지금은 CMP만 하고 있는데 세정, 증착, 확산까지 범위를 넓히는 것도 목표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앰피비언을 사용하고 도입사례를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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