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3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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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국민 배우 이성민(57)이 데뷔 39년 만에 마침내 첫 청룡트로피를 품에 안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청룡영화상 후보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 번번이 고배를 마셔 아쉬움을 남겼던 그였다. 그러나 4전 5기 끝에, 지난달 19일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성민은 '어쩔수가없다'에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명품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극 중 평생을 제지 회사에서 근무해 온 범모 역을 맡아, 만수(이병헌)의 가장 강력한 재취업 라이벌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심사위원들 역시 "이성민은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의문을 완전하게 무장해제 시켜준 키플레이어였다"며 "중년의 배우로서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이성민의 연기를 향한 무서운 집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극찬했다.
제46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3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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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성민은 "이번에 유독 많은 축하 연락을 받았다. 내년에 영화 '국제시장2' 촬영을 앞두고 있는데, 윤제균 감독님이 '내년에도 (수상) 기대하라'고 하셨다. 그날 (박)희순이 한테도 문자가 왔는데 자기를 두 번 죽이냐고 하더라(웃음).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수상을 확신하면 소감을 준비하는데 이번엔 진짜 예상외였다"며 "당연히 (염)혜란이가 받을 줄 알았다. 그렇다면 '조연상을 '어쩔수가없다' 팀에 두 명은 안 주시지 않을까'하는 합리적인 상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딱히 소감을 정리하지 않았다. 그간 청룡영화상 후보에 여러 번 올랐는데, 한 번도 안 줬다. '청룡이 올해도 그러겠구나' 싶었다. 후보에 올랐을 때, 주변에서 축하 연락이 왔을 때도 '에이, 청룡 잘 안줘~ 나를'이라고 농담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성민이 염예란과 손예진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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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성민이 기뻐하고 있다.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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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성민이 기뻐하고 있다.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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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룡영화상에선 그 어느 해보다 축하공연을 펼친 아티스트들과 수상자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성민은 "예전에는 시상식에 참석하면, 현장에서도 방송 화면 모니터가 가능했다. 배우들도 본인이 카메라에 찍히는 걸 다 알았는데, 요즘엔 잘 모르겠더라. 두 시간 넘게 박수를 치다 보면 손바닥에 열이 많이 나는데, 그러고 나서 수상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갈 땐 기분이 좀 그런 게 있다(웃음). 사실 상이라는 게 후보에만 올라도 엄청 영광스러운 일이다. 배우에게도 가장 큰 선물이다. 좋은 작품과 캐릭터, 훌륭한 연출이 잘 맞았기 때문에 저에게도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 사진 제공=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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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표했다. 이성민은 "좋은 대본은 배우가 연기할 때 편하게 이입이 되는 것 같다. 저도 그 덕을 받았고, (범모는) 이미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역할을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저의 공로보단 작품의 공로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캐릭터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배우의 창의력도 들어가지만, 제가 내린 판단으로 연기할 수 있도록 감독님이 중심을 잡아주셨고 끝까지 믿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제46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3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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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딸의 축하 연락도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 이성민은 "딸이 어릴 때부터 제 일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했다. 그것이 저의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배우'라는 직업도 수많은 직업 중 하나로 바라봐 주기를 바랐는데, 딸이 너무나 잘 이해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지난해 '서울의 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최우수작품상 무대에 올라 동료 배우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그는 "가장 기쁜 순간이 바로 그 때다. 예전에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카지노'가 작품상을 받았을 때 배우들이 모두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기억이 난다. 그 장면을 보고 정말 부러웠고, 저도 그걸 해보고 싶었다. 이번엔 출연 작품으로 후보에 올랐다가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돼 더욱 뜻깊었다"며 "(염)혜란 씨까지 제가 다 끌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고 흐뭇함을 표했다.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4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시상자로 나선 이성민, 수지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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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성민' 하면 제44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시상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배우 수지와 함께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그는 "박진영 씨가 노래할 때 배우들 표정이 다 잡혔다. TV로 꼭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위트있게 말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해당 장면은 뜨거운 화제를 모았고, 네티즌들은 "진정한 분위기 메이커"라며 이성민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에 이성민은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웃음). 그날 정확히 기억나는 게 여의도 근처에서 옷을 갈아입고, 1부를 TV로 봤다. 대기실에서 대기할 때도 모니터로 보는데, 막상 생방송을 보다가 무대에 서니까 TV에 들어가는 것 같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 축하공연을 보는데, 배우들 표정이 너무 그래가지고 이걸 꼭 이야기해 줘야지 싶었다"며 "그리고 박진영 씨한테도 꼭 좀 사과드리고 싶었다"고 '웃픈' 비하인드를 전했다.
제46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3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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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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