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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봉쇄 등 지정학적 긴장과 불확실성이 안전자산인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가는 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 15분 기준 역대 최고가인 트로이온스(이하 온스·31.1g)당 4459.4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오전 8시 20분 4457.24달러로 내려온 상태다.
고공행진 중인 금값이 다시 뛰어오른 배경에는 불안한 국제 정세가 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전면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면서 베네수엘라 영토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금값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 확대 속에서 올해 들어 최대 69% 올랐다. 유럽계 픽테 자산운용의 아룬 사이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FT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화폐 가치 하락(디베이스먼트) 우려를 동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결국 금이라는 것이 결론"이라고 분석했다.
은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국제 은 현물가는 한국시간 22일 오후 1시 15분 기준 온스당 69.4549달러로 종전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23일 오전 8시 20분 69.22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금값과 은값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1979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FT는 내다봤다. 올해 은값 상승률은 137%에 이른다.
한편 금값이 역사적 고점에 접근했다며 급락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아크 인베스트 공식 팟캐스트에 출연해 “시중 통화량(M2) 대비 금 보유량이 대공황을 제외하면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2025년 현재 시중 통화량(M2) 대비 금 시가총액 비율은 125%로 집계됐다. 이는 대공황 당시인 1930년대의 171%를 제외하면 1980년 금값이 정점을 찍었을 당시와 동일한 수준이다. 당시 금값은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급등했다가 이후 장기간 하락세를 겪었다.
우드 CEO는 “현재 금 매수세의 상당 부분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유동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 심리에서 비롯됐다”면서도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는 순간 금값은 급격히 하락해 왔다”고 우려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값 강세 전망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최근 900명 이상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6%가 내년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한화 약 738만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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