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론 제조업체 DJI의 제품.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2일(현지시간)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에서 생산된 드론과 핵심 부품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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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산 드론(무인기)과 관련 핵심 부품의 수입을 금지한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중국산 제품을 견제하고, 미국 드론 산업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이번 발표가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이자 중국 업체인 DJI의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규제 대상 목록 추가 시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만큼 외신은 DJI를 정조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FCC는 이날 공지를 통해 외국에서 생산된 무인항공시스템(UAS)과 그 핵심 부품을 FCC의 '커버드 엔티티'(covered entity)에 포함했다며 "앞으로 외국산 드론과 UAS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 대부분은 수입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커버드 엔티티'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 명단으로, 해당 명단에 포함되면 미국 내 수입·유통·판매 등을 위한 FCC 인증을 받을 수 없어 미국 시장 진입이 제한된다. 중국 화웨이와 ZTE, 러시아의 카스퍼스키 랩 등이 이 명단에 포함됐다.

FCC는 특정 UAS 또는 핵심 부품이 국가안보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국방부나 국토안보부의 결정이 없는 한 외국산 기기가 일반적으로 규제 목록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외국산 드론 및 핵심 부품 신규 수입이 대부분 금지된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 수입되거나 판매 중인 제품은 규제 적용에서 제외된다.

/사진=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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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는 공지에서 "마약 카르텔, 테러단체 및 외국 정부로부터 미국 영공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규제 명단에 포함된 제품들은 미국의 국가 안보 또는 미국 국민의 안전과 보안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전했다.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은 SNS(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 행정부가 미국의 영공을 보호하고, 미국 드론 산업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번 조치는 기존에 인증받은 드론의 지속적인 사용이나 구매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드론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적절한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FCC의 이번 조치는 그간 미국에서 큰 규제를 받지 않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인 DJI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은 "DJI 규제는 카 위원장의 오래된 주요 과제 중 하나였다. 그는 2021년부터 이런 조치를 추진해 왔다"며 "지난해 미국 의회는 올해 12월23일까지 DJI를 FCC의 인증 제한 기업 명단에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DJI의 전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에 달한다.

DJI는 FCC의 결정에 반발했다. DJI 대변인은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FCC는 우리 드론과 부품을 규제 명단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보를 근거로 했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DJI 제품은 미국 정부 기관과 독립적인 제3자가 수년에 걸쳐 실시한 평가를 통해 입증된 것처럼 시장에서 가장 안전하고 보안성이 뛰어난 제품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DJI 측에 따르면 드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내 1800여 개의 주(州)·지방 법집행기관 및 긴급 대응 기관 80% 이상이 DJ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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