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슬림형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 [연합뉴스] |
스마트폰 업계의 ‘두께 경쟁’이 한풀 꺾인 분위기다. 한때 ‘가장 얇은 스마트폰’으로 차별화를 노리던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내구성과 배터리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밀리며 초슬림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공개될 갤럭시 S26 시리즈를 △S26 △S26 플러스 △S26 울트라 등 3종으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플러스 모델 대신 ‘엣지(Edge)’ 모델이 추가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기존 라인업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 전 구체적인 제품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5월 초슬림형 스마트폰 ‘갤럭시 엣지’를 선보였지만 출시 이후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모델은 두께 5.8㎜, 무게 163g으로 기존 대비 한층 가벼운 설계를 구현했다.
제품에는 신규 모바일용 글라스 세라믹 ‘코닝 고릴라 글라스 세라믹 2’가 적용돼 일상적인 충격과 스크래치에 대한 내구성을 높였다. 또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된 인공지능(AI) 기능을 그대로 지원하며 ‘갤럭시 전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장착해 빠른 반응 속도와 안정성을 확보했다.
슬림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성능과 내구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소비자들이 최근 스마트폰 구매 시 중시하는 요인이 두께보다 배터리 지속시간, 발열 제어, 내구성 등에 맞춰지면서 초슬림 전략은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애플 아이폰 에어. [연합뉴스] |
애플 역시 지난 9월 출시한 ‘아이폰 17’ 시리즈에서 초박형 모델인 ‘아이폰 에어’를 내놓았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5.6㎜ 두께를 구현하며 휴대성과 디자인 혁신을 내세웠지만 출시 후 시리즈 중 판매 부진률 1위를 기록했다.
아이폰 에어는 기존 플러스 모델을 대체하며 메모리 구성과 가격 체계도 조정됐지만 극단적인 슬림화로 인한 배터리 용량 감소와 발열 문제가 지적됐다.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출시 계획도 미뤄졌다. 당초 내년 가을 아이폰 18 시리즈와 함께 후속 모델인 ‘아이폰 에어 2’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후년 초로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두께 경쟁’은 이미 경쟁 우위 요인으로서의 의미를 잃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씨넷(CNET)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매자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기능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2%는 가격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고 그 뒤를 △배터리 수명 △저장 용량 △카메라 성능 등이 이었다. 스마트폰의 두께와 디자인은 순위권에 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엣지나 에어처럼 얇은 두께를 강조한 모델이 한때 브랜드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기본 스마트폰 역시 충분히 슬림해졌다”며 “소비자들이 굳이 별도 라인업을 찾지 않는 만큼 제조사들도 실사용 가치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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