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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영관에서 영화 봐야 투자 이어져"…극장도 구독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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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김영수 문체부 차관은 “영화 산업이 위기지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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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 타개책으로 ‘구독형 영화관람권’ 도입을 추진한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관객이 상영관에서 영화를 봐야 그 돈이 영화 제작과 투자로 이어진다.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극장의 가치를 다시 각인시켜 관객이 극장을 다시 찾도록 할 것”이라며 구독형 영화관람권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3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문체부 계획에 따르면 ‘구독형 영화관람권’은 2027년부터 도입된다. 이를테면 관객이 2만4000원짜리 관람권을 사면 정부가 이 중 9000원을 지원하고 극장은 일정 기간 내에 관람권 이용 시 회당 6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관객이 1만5000원만 부담하면 어느 극장에서든 영화를 네 번 관람할 수 있다. 이는 문체부가 제시한 예시 중 하나로 구체적인 지원금 규모와 할인율 등은 문체부뿐 아니라 예산 당국과 극장 업계가 협의해 확정해야 한다.



    “정부의 영화펀드 2000억뿐…대기업 참여 늘릴 것”



    김 차관은 “우선 영화관 관객 감소와 투자 위축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연간 2억 명을 넘어섰던 영화 관객은 최근 연 1억 명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 상업영화 제작 편수는 25편으로 2000년(58편)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대응한 정부 정책의 핵심은 관객에 대한 극장 방문 유도다. 문체부는 ‘극장 가치 발견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김 차관은 “극장이 고품질의 영상과 음향 장비를 통해 제공하는 몰입감은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기존 할인쿠폰 지급 정책과 비교해 비슷한 규모의 예산으로 관객이 여러 차례 극장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시장 지원을 위한 또 다른 핵심 과제는 투자 유도다. 김 차관은 “영화는 본질적으로 성공과 실패의 변동성이 큰 산업이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 이에 OTT를 겨냥한 콘텐트가 늘어난 반면, OTT 이외에 위험성이 큰 영화로의 투자는 크게 줄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 “정부의 영화·콘텐트 관련 펀드를 모두 합쳐도 2000억원 규모에 불과한데, 넷플릭스 한 곳이 1년에 투자하는 금액은 1조원에 육박해 격차가 크다”면서 “펀드 구조를 손질하고 대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늘려 투자금 격차를 줄여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영화산업 지원책을 준비하면서 ‘심폐소생술’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며 “위기인 건 맞지만, 한국 영상 콘텐트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한번 바람이 불면 다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차관은 K팝 등에 대한 공연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컨대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아시아 투어 공연을 하면서 거치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의 공연장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지역 체육시설 등을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6곳의 음향·조명 설비 등의 확충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2033년까지 수도권 내 5만 석 규모의 대형 공연형인 돔구장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또 암표 근절을 강조하면서도 모든 리셀(재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련 법 개정안에는 ‘상습성’과 ‘영업성’이 부정 판매 구성 요건에 포함돼 있다”며 “2만원짜리 티켓을 2만1000원 정도에 한 번 재판매한다고 해서 처벌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2026년은 K컬처가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국민이 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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