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장동혁 후보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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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새해를 맞아 이명박(MB)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한다. 예방이 성사되면 MB와의 첫 대면이 된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 외연 확대에 앞서 보수 진영의 전직 대통령을 먼저 만나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다음달 2일이 유력하다. 장 대표 측 관계자는 24일 “아직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면서도 “이 전 대통령을 뵙기 위해 꾸준히 만남을 요청드려왔다”고 전했다. MB 측 관계자도 “장소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전문대학원이 주최한 제101차 어번인프라포럼 기조강연에 참석한 학생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양수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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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가 MB 예방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당 장악력 확대’라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은 지난 3일 사과를 거부하면서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해 당내 반발을 샀다. 그동안 목소리를 아끼던 중진 의원 사이에서도 “‘윤 어게인’ 냄새가 나는 방법은 맞지 않는다”(주호영 의원)는 비판이 나왔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지난 5일부터 2주간 소속 의원을 50명 넘게 만나는 등 ‘경청 행보’를 진행했다. 그렇게 당내 의견을 수렴한 그는 지난 19일 충북을 찾아 “계엄 해제안에 찬성했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간의 강경 태도와는 대조되는 전향적 발언을 했다.
게다가 지난 22~23일 제1야당 대표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직접 나서 역대 최장인 24시간 기록도 세우며 보수 진영에서 긍정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도부 인사는 “장 대표가 경청 행보에 필리버스터까지 하면서 당내 우호 여론이 점점 커지고, 조금씩 리더십이 회복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가 MB까지 만나면 “정통성이 부각되고 당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친이계 초선 의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B는 지난 18일 장 대표에게 쓴소리를 한 주호영·윤한홍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명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장 대표를 개인적으로 모르지만, 그래도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해 장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출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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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의 만남은 연말연시에 발표할 당 혁신 방안과도 연계돼 있다. 조만간 인재영입위원회를 발족시킬 계획인 장 대표는 박준태 비서실장 등에게 경제 전문가 등 외부 인사 영입을 지시했다고 한다. 친이계 초선 의원은 “외연을 확장하려는 장 대표에게 실용주의가 트레이드마크인 이 전 대통령을 만난 건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MB뿐 아니라 당분간 보수 진영의 원로를 계속 만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정치 경험이 짧고, 강성 이미지도 강한 만큼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그런 차원에서 장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뚜렷한 만남의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렇게 바닥을 다진 뒤엔 장 대표가 ‘보수 대통합’ 차원에서 개혁 성향 보수 인사와의 만남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인사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다. 이 대표는 24일 취재진을 만나 장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크리스마스를 지나 (통일교 특검 등에 대한) 공동 투쟁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지방선거 연대에는 “아직 그럴 일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의 만남도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벤트다. 아직까지 두 사람의 만남과 관련한 구체적 움직임은 없지만, 새해엔 양측 사이에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준규·김규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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