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 와인산지 샤블리 4개 AOC로 구성/프리미에 크뤼 클리마 40개 달해 스타일 다양/우안은 과일미 풍부하고 부드러워/좌안은 보다 직선적이고 절제된 미네랄·산도 강조
샤블리 와인을 소개하는 홉스코치 코리아(옛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역대 우승자들. 왼쪽부터 윤효정, 김주용, 이형택, 양윤주 소믈리에. 최현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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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 산지 샤블리는 쁘띠 샤블리(Petit Chablis), 샤블리(Chablis),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1er Cru), 샤블리 그랑 크뤼(Chablis Grand Cru) 등 4개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원산지통제명칭)로 구분됩니다. 특히 프리미에 크뤼에는 뛰어난 포도가 생산되는 작은 구획 클리마(Climat)가 40개에 달해 포도밭에 따라 캐릭터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또 보르도처럼 샤블리도 마을을 관통하는 세렝(Serein)강 을 중심으로 좌안과 우안으로 나뉘며 양쪽 와인들은 뚜렷한 스타일 차이를 보여줍니다.
샤블리 와인 산지. WS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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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블리 마을 4개 AOC 위치. 부르고뉴와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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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블리 전체 AOC. 샤블리와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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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블리 AOC
쁘띠 샤블리와 일반 샤블리는 등급의 차이가 아니라 스타일의 차이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샤블리는 동서 약 18km, 남북 약 16km에 불과한 매우 작은 산지이지만, 세렝 강을 중심으로 좌안과 우안에 수많은 작은 계곡과 지류가 분포해 와인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쁘띠 샤블리. 부르고뉴와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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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샤블리
1944년 AOC 제정. 면적 1286ha. 주로 포틀랜디앙(Portlandian) 시대에 형성된 젊고 단단한 석회암 토양에서 재배되며, 점토 함량이 적고 해양 화석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포도밭은 주로 해발고도 200∼300m 평탄한 고원지대(플래토·Plateau)에 위치하며, 와인은 가볍고 산도가 높으며 상큼한 시트러스와 흰 과일 향을 중심으로 한 신선한 스타일을 보여 줍니다.
샤블리. 부르고뉴와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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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블리
1938년 AOC 제정. 면적 3719ha. 키메리지앙(Kimmeridgian) 토양에서 생산됩니다. 점토와 석회암, 작은 굴 화석이 섞인 배수성이 뛰어난 토양의 영향을 받아 보다 복합적이고 미네랄리티가 두드러지며, 플린트나 스틸리한 인상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포도밭 해발고도는 120∼300m.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와 그랑크뤼 클리마. 부르고뉴와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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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에 크뤼
잘 알려진 끌리마는 몽드밀리유(Mont de Milieu), 몽떼드또네르(Montée de Tonnerre), 푸르숌(Fourchaume), 바이용(Vaillons), 몽맹(Montmains), 꼬뜨 드 레셰(Côte de Léchet), 보로아(Beauroy), 보꾸뺑(Vaucoupin) 등입니다.
샤블리 그랑크뤼. 부르고뉴와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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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크뤼
1938년 AOC 제정. 면적 99ha. 하나의 AOC 아래 7개의 끌리마로 구성됐습니다. 포도밭은 모두 키메리지앙 지층이 곳곳에 노출되는 세렝 강 우안의 가파른 남향·남서향 경사면에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조량이 좋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왕관 모양입니다. 수확한 다음 해 최소한 3월15일까지 숙성합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완전히 익은 과실 풍미가 바탕에 깔리며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버터스카치, 베이킹 스파이스, 토피와 같은 향을 지니는 동시에 샤블리 특유의 균형감과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도멘 알랭 애 시릴 고뜨홍 쁘띠 샤블리. 최현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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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알랭(Alain)과 7대 아들 릴(Cyril).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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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블리 마스터 클래스 와인
◆쁘띠 샤블리
▶도멘 알랭 애 시릴 고뜨홍(Domaine Alain et Cyril Gautheron)/미수입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심플하며 신선한 인상을 주는 스타일로, 최근 쁘띠 샤블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포틀랜디앙 시대에 형성된 비교적 젊은 석회암 언덕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졌으며, 해발고도 약 200~300m의 포도밭 방향과 계곡 위치에 따라 일조량이 차이납니다. 향에서는 노란 사과, 노란 배, 약간 익은 레몬, 옐로 플럼과 같은 노란 과실 뉘앙스가 느껴지고 효모앙금 숙성에서 비롯된 스토니한 질감과 라임스톤, 초크 같은 석회질 아로마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전반적으로 미네랄감이 깔끔하게 표현되는 와인이라 담백한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포도나무 평균 수령은 30년이고 스틸 탱크에서 숙성합니다.
메종 알렉상드르 쁘띠 샤블리. 최현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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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알렉상드르(Maison ALEXANDRE)/미수입
전형적인 클래식 샤블리의 날카로운 이미지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인상을 주며, 산도는 과거 샤블리에서 기대하던 수준보다 다소 낮은 편입니다. 청사과와 배의 향을 중심으로 작은 흰 꽃과 아카시아 향이 더해지고, 리 숙성에서 오는 풍미가 비교적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스토니한 미네랄과 부싯돌 같은 뉘앙스, 화이트 피치 향, 굴 껍질을 연상시키는 오이스터 셸 느낌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포도나무 평균 수령은 30년. 세렝 강 좌안, 샤블리 심장인 라 샤펠 보펠테뉴(La Chapelle-Vaupelteigne) 일대에서 생산됐습니다. 푸아그라, 굴 김치와 페어링이 좋습니다. 젖산발효를 거치고 스틸탱크에서 8개월동안 효모앙금 숙성합니다.
도멘 알렉상드르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3대째 와인을 생산합니다. 현재 기(Guy)와 올리비에(Olivier) 형제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유한 13ha 포도밭은 샤블리 내 4개 마을(Beines, La Chapelle-Vaupelteigne, Lignorelles, Villy)에 걸쳐 있습니다. 과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수확량을 낮게 유지하는 방식을 고수합니다.
엘엔씨 뿌아뚜 샤블리. 최현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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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블리
▶엘엔씨 뿌아뚜(L&C POITOUT)/미수입
생산자는 포도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면 와인의 모든 요소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테루아를 중시하는 양조를 합니다. 살구, 멜론, 파인애플과 같은 향이 조화롭게 나타납니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나고 미네랄리티가 분명하게 느껴지며, 입안에서는 초키한 질감이 인상적입니다. 산도는 미디엄 플러스 수준으로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전형적인 샤블리의 구조를 잘 보여주는 스타일로, 다양한 음식과 무리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균형 잡힌 와인입니다. 스틸 탱크에서 4개월 숙성합니다.
까뜨린 뿌아뚜(외쪽)와 루이 뿌아뚜 부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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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 이름은 루이 뿌아뚜(Louis Poitout)와 까뜨린 뿌아뚜(Catherine Poitout) 부부의 결합을 상징합니다. 두 사람 모두 샤블리의 유서 깊은 와인 가문 출신입니다. 까뜨린의 아버지 라울 고뜨랭(Raoul Gautherin), 루이의 아버지 미셸 뿌아뚜(Michel Poitout)는 샤블리의 대형 도멘에서 35년 이상 책임자로 근무했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루이와 까뜨린은 1994년 재회해 사랑에 빠졌고, 각자 물려받은 포도밭을 합쳐 2004년부터 자신들만의 와인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도멘의 보물은 프리 필록세라(Pre-phylloxera), 즉 필록세라 피해를 당하지 않아 뿌리를 접목하지 않은 0.55ha 규모의 수령 100년 이상 원목 올드바인입니다. 랑스탱(L'Inextinct)이 그 주인공으로 프랑스어로 ‘멸종되지 않은’, ‘불멸의’라는 뜻입니다. 매년 약 1000병 내외만 생산되는 매우 희귀한 와인입니다. 이 포도밭은 빌리(Villy) 마을의 높은 언덕에 있으며 매우 무겁고 빽빽한 점토질 토양 덕분에 필록세라의 활동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있었답니다. 엘엔씨 뿌아뚜는 각 포도밭 파셀(Parcel)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블렌딩을 하지 않는 싱글빈야드 와인으로도 유명합니다. 시꼬모르(Sycomore), 비앙노메(Bienommée), 레베네레(Les Vénérées), 스텔라리스(Stellaris), 오팔리옹(Opallion) 등입니다.
도멘 샤를리 니꼴 앙뜨 MCMLXXX. 최현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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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멘 샤를리 니꼴 앙뜨 MCMLXXX(Domaine Charly NICOLLE Ante MCMLXXX)/미수입
로마숫자 ‘MCMLXXX’은 1980년이란 뜻으로, 1980년 이전에 식재된 올드바인 포도로 만듭니다. 실제 포도나무는 1947년에 식재됐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엘레강스한 인상을 주는 와인으로, 잘 익은 사과와 복숭아의 과실 향이 중심을 이룹니다. 밸런스가 뛰어나고 쁘띠 샤블리에 비해 소금기 있는 미네랄이 훨씬 또렷하게 표현됩니다. 코와 입안에서 풍미의 밀도가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육전, 조개구이, 굴구이와 잘 어울립니다.
샤를리 니꼴 부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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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멘 샤를리 니꼴은 플뢰리(Fleys) 마을에 있는 가족 경영 도멘입니다. 니꼴 가문은 수 세대에 걸쳐 포도를 재배해 왔으며 라로슈(Laroche)가문과 니꼴(Nicolle) 등 두 와인 생산자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았습니다. 2004년부터 자신의 이름인 샤를리 니꼴(Charly Nicolle)로 직접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와인은 ‘포도밭에서 만들어진다’는 신념 아래, 떼루아의 순수함을 보존하는 데 집중합니다. 세랭(Serein) 강 우안에 있는 포도밭 플레(Fleys), 쉬쉐(Chichée), 베뤼(Béru), 피예(Fyé)의 포도밭은 4ha에서 시작해 현재 20ha로 확장됐습니다. 전형적인 샤블리의 날카로운 산미와 미네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효모 앙금 숙성을 통해 얻어지는 풍부한 질감과 복합미가 특징입니다.
<샤블리 와인 가까이 들여다보기 ③에서 계속>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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