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이전받은 한화…품질관리 노하우로 단번에 발사성공"
"첫 민간 상업발사 실전 데이터…재사용 발사로 수익성 높여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4차 발사를 맞아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1기)를 비롯해 큐브위성 12기 등 총 13기의 위성을 실은 누리호는 오로라를 비롯한 우주환경 관측부터 항암제 연구 등 우주 바이오 실험까지 다양한 임무를 추진한다. (레이어 합성) 2025.11.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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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최근 '누리호'·'한빛 나노' 등 국내 우주로켓의 발사가 잇따르면서 한국의 '민간 주도 우주개발'(뉴스페이스)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특유의 양산 노하우, 비용 절감 노력 등을 바탕으로 우주 기술의 상업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우주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성공한 누리호 4차 발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조립을 총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엄격한 품질 검수가 거론된다. 한화에어로는 누리호 반복발사 고도화 R&D의 체계종합기업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올해 7월 누리호 기술이전도 받았다.
2023년 누리호 3차 발사 후 2년 6개월간 한화에어로는 관련 제작 노하우를 항우연으로부터 전수받았다. 그간 항우연이 했던 발사체 체계종합을 회사가 이어받는 과정이다. 체계종합은 연료·추진·전자 등 발사체의 복잡한 계통을 종합하는 역할이다.
수많은 발사체 부품 벤더사들의 품질 검수도 회사의 몫이 됐다. 한화에어로는 기존 항우연 대비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갖고 검수에 임했다고 전해진다. 본업인 방산에서 쌓은 양산·소재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한화에어로가 체계종합을 맡으면서 초반에 벤더사 상당수가 적응을 힘들어했을 정도였다"며 "과거 누리호 3호기 때였으면 검수를 통과했을 부품이 품질 미달로 판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격해진 검수는 성과의 밑바탕이 됐다. 발사 실패·일정 연기를 겪었던 과거 발사와 달리, 누리호 4차 발사는 단번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 기술이전이 진행 중인 발사 운용에서도 한화에어로는 단계적으로 참여 인력을 늘려가며 노하우를 흡수하는 중이다. 내후년 6차 발사부터는 아예 한화에어로가 자체 구축한 순천 조립장에서 단 조립이 이뤄진다. 7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가 본격적으로 주도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이노스페이스(462350)의 경우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돈을 받고 위성화물을 수송해 주는 '상업발사'에 도전했다. 이달 23일(한국시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서 회사의 독자 로켓 '한빛 나노'는 이륙에 성공했지만, 원인불명의 기술적 이슈로 추락하며 30초간의 비행을 마쳤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 실패로만 볼 수 없다고 업계는 강조한다. 국산 하이브리드(고체·액체 연료) 엔진 로켓의 실전 비행 데이터를 얻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한국 주력 발사체인 누리호나, 후속기로 개발되는 '차세대 발사체' 모두 액체 연료에 기반한다.
회사가 실패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켓 개선에 성공하면, 향후 국내 발사체의 라인업도 더 다양해질 수 있단 의미다. 특히 한빛 나노와 같은 소형 발사체는 여러 고객 위성의 탑승을 기다려야 했던 대형 발사체와 달리, 특정 고객만을 위한 유연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향후 급증할 초소형 위성 발사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이노스페이스 연소기뿐만 아니라 전기 펌프 등 부품 제작에 '금속 3D 프린팅' 등 효율적인 방법을 적용했다. 제작 기간을 단축하고, 더 짧은 기간 내에 많은 부품 시험을 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이 축적한 발사 기술이 민간으로 확산하려면 이같은 양산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다만 아직 민간의 위성 발사수요가 크지 않다. 글로벌로 봐도 스페이스X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로켓 기업이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재사용 발사체 기술 등을 통해 발사 단가를 낮추고, 위성 데이터 생태계를 키우는 게 필요하다.
관련해서 우리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후속기인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하기로 했다. 최근 예산당국의 심의를 통해 총 2조 2921억 원의 개발비가 확정됐다.
이 밖에도 우주청은 내년 민관 합작으로 2000억 원 규모의 '뉴스페이스 펀드'를 조성해 우주 스타트업을 폭넓게 육성할 계획이다. 수익성 높은 우주기술 개발과 핵심 부품 국산화 추진도 병행한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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