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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필동정담] 유엔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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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데이(국제연합일)는 유엔이 창설된 1945년 10월 24일을 기념해 국내에선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0월 24일부터 국가공휴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1975년 북한이 유엔 산하 기구에 가입하면서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1976년부터 유엔데이를 공휴일에서 제외해버리고 말았다.

    이후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충분히 잊힐 만도 한데 이날을 다시 국가공휴일로 지정하자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겸 대한노인회장이다. 올해 시무식에서 이를 처음 언급했다.

    이후 올해 내내 이 회장은 자주 유엔데이를 언급했지만 정부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최근 이 회장이 대한노인회장 자격으로 대통령 앞에서 다시 한번 요청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유엔군의 고귀한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는 건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면모이기도 하다"며 "전투 16개국, 의료 6개국, 물자 38개국 등 총 60개국의 도움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이들과 지금의 외교적 관계를 더욱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엔데이를 국가공휴일로 부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대통령의 즉각적인 화답은 없었다. 정부 관계자들이 더 고심해서 판단해볼 일이다. 하지만 기업인이 자기네 회사와 관련도 없는 일을 이리 주장하는 데 한번 마음을 둬볼 필요가 있다.

    1941년 전남 순천 태생인 이 회장에게 1948년 여수·순천 사건과 1950년 한국전쟁은 또렷한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전쟁의 공포를 실감한 그는 2013년 '6·25전쟁 1129일'이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여기서 1129일은 1950년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일인 1953년 7월 27일까지를 의미한다. 그는 이 책을 국내외 기관과 해외 참전국에 1000만부가량 무상 기증했다.

    이 회장은 "'1129일'에서 우리 아군의 기록은 한국군이 아니라 사실상 유엔군에 관한 것"이라며 "유엔의 협조가 없었다면 지금 세계 10대 경제 대국인 한국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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