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오부터 휴전 발효
태국과 캄보디아 국방장관은 27일 3주간의 국경 분쟁 끝에 휴전에 합의했다. 찬타부리=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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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캄보디아가 27일 휴전에 합의해 국경 분쟁을 끝내기로 했다. 분쟁 재개 20일 만이다.
태국과 캄보디아 정부는 27일 정오(현지시간)부터 발효되는 휴전안에 합의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휴전 공동성명에 따르면, 태국과 캄보디아는 모든 유형의 무기를 포함해 장소를 막론하고 민간인, 민간 시설, 인프라 및 양측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 아울러 이유없는 병력 이동을 피하고, 양국 국경 전역에 걸쳐 병력을 증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100만 명 이상 피난…태국-캄보디 "피난민 귀환 위해 협력"
태국과 캄보디아 국방당국은 27일 휴전에 합의했다. 사진은 태국 정부가 공개한 공동성명문 일부. 태국 국방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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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동성명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무장관들이 긴급회의를 개최한 태국과 캄보디아가 양자 휴전 협상을 진행한 끝에 마련됐다. 사흘간의 협상 끝에 양측은 국경 지역 민간인들이 가능한 빨리 귀환할 수 있도록 하고, 지뢰 제거 및 사이버 범죄 퇴치에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전날 밤 "태국을 믿어달라. 우리는 항상 합의와 약속을 지킨다"며 "휴전 합의에 최종 서명해 평화가 회복되고 국민들이 집에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7월 체결됐던 태국과 캄보디아 간 정전협정은 국경 지역인 시사켓주에서 총격전이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태국 정부는 7일 캄보디아와의 무력 분쟁을 재개하겠다고 밝히고, 국경을 접하고 있는 4개 지역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렸다. 이후 F-16 전투기 등 항공전력을 투입해 캄보디아 군 시설과 관공서를 공습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주간의 분쟁으로 양국에서는 최소 4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0만 명 이상이 피난을 떠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분쟁으로 최소 101명이 양측에서 사망했다고 했다.
분쟁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프랑스 지도 한장으로 시작된 분쟁
그러나 양국 분쟁의 씨앗이 된 국경 문제는 이번 휴전 회담에서 해결되지 못했다.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양국 갈등은 캄보디아를 식민지배하던 프랑스가 1904년 태국(당시 시암 왕국)과의 국경 조약에 태국령으로 포함됐던 힌두교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3년 뒤 지도에서 캄보디아 영역으로 표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태국 정부는 단순 오류라고 생각해 문제삼지 않았지만, 캄보디아가 프랑스로부터 1953년 독립하면서 영유권 문제가 불거졌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태국이 문제삼지 않은 점을 근거로 사원이 캄보디아 소유라고 판결했고, 태국은 반발했다. 여기에 양국 권력 핵심인 탁신 친나왓(76) 전 태국 총리와 훈센(73) 전 캄보디아 총리의 우정이 '패탄 친나왓 전 총리 통화유출 사태'로 깨지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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