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제 반드시 실패"…의사들, 의료개혁에 반발
'한국형 주치의제' 두고도 "의원 손해보는 구조"
30일 추계위 회의 예정…의협회장 "단식 투쟁" 언급
지난 8월11일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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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의료개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의정 간 이견이 계속되면서 양측 대립 구도가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지역·필수·공공의료 확대를 내건 국정과제가 연이어 도입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 내용은 반영되지 않고 있단 의료계 불만이 이어지면서 실질적 정책 추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8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지역의사제와 주치의제 등 주요 정책을 두고 의정 간 갈등이 이어진다. 특히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한 의과대학생을 10년간 지역에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역의사제의 경우 관련 법안이 당장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주요 의사단체의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의사들은 △복무 종료 후 지역에 의사를 남길 만 한 세부 유인책의 부재 △현 지역 의료진에 대한 보상 강화 △복무형을 양성하는 10년의 기간 내 지역별 환경 변화 등을 문제 삼으며, 정책 방향이 본질 없이 '인력 공급'에만 치중돼 있다고 우려한다. 허윤정 단국대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지난 27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보건복지부 간 정책 간담회에서 "지역의사제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며 "지역의료 붕괴의 본질적 이유는 지역에 환자가 남아있지 않단 점에 있는데 정부는 의사 수와 지역 배치 방식에만 집중한다. 지역 환자가 본인 지역에서 치료받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보건복지부 정책 간담회에서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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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늦어도 법안 시행 전까지 '(가칭)지역의사제 협의체'를 구성, 대전협 소속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 전문가들과 함께 하위법령 내용을 구체화하겠단 입장이다. 현재 시행 중인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에 대해선 100명가량의 현 인원을 200~300명대까지 확대하고, 공공임상교수제 역시 국립대병원의 복지부 이관 후 확대·개선할 것이란 방향성도 제시했다.
강준 복지부 의료혁신과장은 "인력이 부족한 몇몇 희소 진료 분야별로 전국 단위의 당직 체계가 돌아가고 있는데, 협력 네트워크에 대한 수가 보상과 재정 지원도 고려하겠다"며 "경직된 인력 운영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의료혁신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한국형 주치의제가 포함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정부는 내년부터 일부 지역을 정해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3년간 주치의제 시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환자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선택해 주치의로 등록하면 주치의가 적정 의료기관과 연계해 치료하거나 방문·재택 진료를 제공하는 구조다. 정부는 건강 상태와 필요한 관리 수준에 따라 환자를 1~4군으로 나누고, 1인당 정액 관리료를 각 단계에 따라 8만~26만원 선으로 사전 지급한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임상의료정책연구회(이하 연구회)는 이날 공개한 해당 사업 관련 의견서에서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를 통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의료 권리로 접근해야 하는데, 지금 사업은 환자가 유료 구독료나 선불 비용을 추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자 단계별로 관리비를 차등 지급하지만 같은 단계 내에서의 환자 상태 차이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상태가 더 나쁜 환자를 많이 볼수록 의료기관이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했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태현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회장이 지난 8월1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T타워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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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최종 회의를 앞둔 추계위의 논의 방식에 대해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단식 투쟁'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추계위는 최근 회의에서 2040년 의사 공급은 약 13만1498~13만3000명, 수요는 14만2000~16만9000명으로 추산했다.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는 의사 규모는 1만∼3만6000명으로 추계 모형과 시나리오에 따라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추천 위원이 과반(8명)을 차지한 추계위 결론을 의사단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지난해처럼 재차 의정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실제 김택우 회장은 앞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결과가 나온다면 단식 등 여러 수단으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들이 공급 측면의 정책에 민감한 만큼 추계위 결론이 대규모 증원 쪽으로 나면 투쟁 기조를 강하게 피력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수련이 급한 전공의들은 크게 동요하진 않겠지만 곧 시행될 여러 의료 정책을 두고 정부와의 대립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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