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총선 득표율 73% 정당들 해산
미얀마 네피도의 한 투표소에서 28일 유권자가 전자투표기를 이용해 투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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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군사쿠데타가 벌어진 지 약 5년 만에 총선이 열렸다. 군사정권의 지원을 받는 정당의 압승이 유력한 가운데 유엔 등 국제사회에선 선거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2021년 군사쿠데타가 벌어진 지 4년 10개월 만에 미얀마에서 총선 1차 투표가 열렸다. 1차 투표는 330개 행정구역 중 약 3분의 1에서 진행됐으며 나머지 구역에선 내달 2~3차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상원 224석 가운데 168석, 하원 440석 가운데 330석이 이번 총선으로 결정된다. 상ㆍ하원 25%인 166석은 군 최고사령관이 임명한 현역 군인에게 배정되며 총선 후 60일 안에 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한다.
현역 군인 배정과 더불어 과거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비롯한 40여 개 정당 해산 등으로 인해 군사정권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압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아시아자유선거네트워크는 2020년 총선에서 73% 득표율을 차지했던 정당들이 해산되면서 이번 총선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USDP가 최대 정당이 되면 현재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커진다.
군부 세력이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방해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에서 “민간인들이 사방에서 강압을 받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기 위한 어떠한 환경도 여기 없다”고 밝혔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특별보고관 역시 “민간인을 폭격하고 정치 지도자들을 투옥하며 모든 형태의 반대 의사를 범죄화하는 군부가 주관하는 선거는 선거가 아니라 총칼 아래서 펼쳐지는 부조리극일 뿐”이라며 “이건 미얀마 위기를 해결하는 길이 아니다”고 규탄했다. 일부 서방 국가와 인권단체들도 이번 선거가 자유롭거나 공정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고 알자지라는 설명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사정부 최고사령관이 28일 총선 투표 인증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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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도 비판을 의식해 총선에 앞서 제삼국에서 선거 참관인을 모집했다.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그 대상국이 러시아, 중국, 벨라루스 등으로 이뤄져 의심만 키웠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투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졌다”며 “군부가 선거를 주관한다고 해서 투표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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