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K푸드' 등 실적 경신
수출국은 유럽·동남아로 다변화
정부, 금융기금 등 신설해 지원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를 달성한 29일 경기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평택=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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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올해 수출액이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한 지 7년 만이다. 세계에서 6번째로 '7,00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하며 수출 강국으로서 위상을 재확인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를 바탕으로 'K푸드' 등 유망한 품목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관세청과 산업통상부는 29일 오후 1시 3분 기준으로 연간 누계 수출액을 잠정 집계한 결과 7,000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수출 실적(6,836억 달러)을 경신한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컸던 통상 환경에서 세운 기록이란 점에서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정부 관계자는 "내수 부진 속에서도 수출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며 우리 경제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6월부터 가속 붙은 수출… 화장품 중소기업도 약진
올해 수출은 계엄과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수습된 후부터 비약적으로 늘었다. 새 정부가 출범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월별 수출액은 6개월 연속 최대치를 달성했다. 9월의 경우 659억 달러로 전 기간 통틀어 1위였다.
품목별로는 제조업이 수출 확대의 핵심 동력이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1,526억 달러를 기록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자동차 역시 대미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선박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판매가 늘면서 8년 만에 300억 달러 이상 수출 실적을 이뤘다. 다만 이들 업종에 '쏠림' 현상은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지난달까지 반도체를 제외한 누적 수출액은 4,876억 달러로 1년 사이 1.5% 줄었다
물론 다변화 노력에도 조금씩 성과가 있었다. 품목을 보면 대표적으로 'K푸드'가 2016년부터 매년 수출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화장품(85억5,000만 달러)은 올해 9월까지 중소기업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871억 달러)를 기록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 미국과 중국 등 수출 상위 5개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59.5%에서 올해 56.1%로 감소한 점도 눈에 띈다.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의 비중이 늘며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다.
수출 약진과 더불어 외국인직접투자 금액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이미 350억 달러를 넘어 지난해 실적(345억7,000만 달러)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 투자'가 대폭 유입됐다. 단순한 인수합병(M&A)이 아니라 부지를 확보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설립하는 투자를 말한다.
정부는 앞으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제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도 기획재정부는 조세재정연구원과 공청회를 열고 '전략수출금융기금' 신설 방안과 지원체계를 논의했다. 이는 방산이나 원전, 플랜트 등과 같이 거래 규모가 크고 장기간 계약이 이뤄지는 분야에 대해 별도로 제공되는 정책금융이다.
세종=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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