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배경 위에 놓인 에스프레소 컵. 아침 공복에 마시는 커피가 혈당과 위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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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복에 마시는 커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침 공복 루틴’ 콘텐츠가 SNS를 중심으로 재확산되면서, 공복 커피가 다이어트와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출근 전 커피 한 잔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복 커피는 기대 효과보다 개인차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을 먼저 따져봐야 할 습관”이라고 지적한다.
공복 커피가 다이어트에 유리하다는 논리는 단순하다. 카페인이 각성을 돕고, 일시적으로 식욕을 억제해 아침 섭취 열량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혈당과 호르몬 반응이다. 해외 영양 매체 EatingWell에 따르면, 공복 상태에서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면서 간에서 포도당 방출이 늘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람에게는 혈당이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혈당엔 괜찮을까…공복 커피의 반전
아침 시간대에는 원래 혈당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새벽 현상(dawn phenomenon)’이 나타난다. 이때 공복 커피까지 더해지면 혈당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인슐린 민감도가 낮거나 혈당 조절에 민감한 경우, 공복 커피는 각성 효과 대신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복 커피는 위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커피는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성질이 있어, 위장이 민감한 사람에게는 속쓰림이나 위장 불편, 역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여기에 카페인의 각성 작용이 더해지면 심장 두근거림이나 초조함 같은 불안 반응이 공복 상태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Vogue는 공복 커피가 일부 사람에게서 긴장과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테이블 위의 커피 두 잔. 공복 커피 대신 식사 후나 간단한 섭취 뒤 커피를 마시는 루틴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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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복 커피, 모두 피해야 할까…현실적인 대체 루틴은
전문가들은 공복 커피가 모든 사람에게 해롭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체질과 생활 패턴이다. 위장이 비교적 강하고 혈당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큰 불편 없이 마실 수도 있다. 반면 위염이나 불안 증상이 있거나, 커피 후 어지럼을 느낀 경험이 있다면 공복 커피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이 많다.
공복 커피가 부담된다면 대안은 충분하다. 소량의 단백질이나 견과류를 먼저 섭취한 뒤 커피를 마시거나, 디카페인 커피·따뜻한 물·허브티로 아침을 여는 방식도 도움이 된다. 핵심은 ‘공복 커피가 정답이냐’가 아니라,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공복 커피는 다이어트의 만능 해법이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효율적인 각성 루틴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 컨디션을 무너뜨리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아침 커피 한 잔 앞에서도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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