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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中 기업들, H200칩 200만개 주문"··· TSMC는 2나노 양산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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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운드리 1위 수성 나서

    H200 中 수출 재개 특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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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0을 200만 개 이상 대량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현재 주력 신제품인 블랙웰 시리즈의 이전 세대 제품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H200 재고를 70만 개 가량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이에 따라 대만 TSMC에 추가 생산을 의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H200 칩의 가격을 개당 약 2만 7000달러(약 3900만 원)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H200은 TSMC의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오는 2분기부터 생산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TSMC에 130만 개가 넘는 칩 생산을 추가 의뢰한 가운데 TSMC는 최첨단 2나노 공정 캐파 확장에 나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압도적 1위 굳히기에 나선 셈이다.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2나노 반도체 대량생산은 기존 계획대로 4분기 중 시작됐다”며 “트랜지스터 밀도와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현재 반도체 산업 내 가장 앞선 기술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TSMC는 10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조만간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구체적인 양산 시점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나노 파운드리 기술은 기존 3나노 공정과 비교해 이론상 전력효율은 최대 30%, 성능은 15%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성능 칩에 적용돼 향후 반도체 업계를 주도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파운드리 후발 주자들은 2나노를 생존이 걸린 승부처로 보고 사활을 걸고 있다. 인텔은 10월 세계 최초로 2나노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TSMC에 도전장을 던졌고 삼성전자도 AMD의 2나노 칩 파운드리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TSMC 역시 후발 주자들의 추격에 맞서 압도적인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4월부터 2나노 주문을 받기 시작해 이미 1년 치 물량이 조기 마감된 상태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 내 2나노 생산 공장을 기존 7곳에서 10곳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2나노에 대한 뜨거운 수요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고객사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N2P와 N2X 등 반도체 사양을 더 높이는 2나노 파생 공정도 2027년까지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TSMC는 올해 AI 붐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9.1% 증가한 4523억 대만달러(약 20조 9500억 원)로 회사가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 상단을 소폭 웃돌았다. TSMC의 호실적에 힘입어 대만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4.55%에서 7.31%로 상향 조정됐다. AFP통신은 “엔비디아와 애플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데이터센터와 서버 증설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상황에서 TSMC는 AI 투자 열풍의 최대 수혜자 자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가속기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주문이 몰리면서 D램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위해 범용 D램 생산을 줄이면서 최선단 메모리 중심으로 생산 물량을 늘리고 있다.

    실제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4.81% 오른 9.3달러를 나타냈다. DDR4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9달러를 넘어선 건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D램익스체인지의 모회사 트렌드포스는 "12월 8GB DDR4 모듈의 평균 계약가격은 전월 대비 18∼23%, 16GB DDR4 모듈은 전월 대비 8∼13%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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