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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5 (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성낙호 “中모델 베끼기 논쟁, 한국 AI에 남긴 건 ‘독자성 기준’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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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yerNorm 공방이 만든 학습효과…공개 검증이 생태계 성숙시켰다”

    “옴니·효율·절대성능 3축으로 ‘국가 대표 모델’ 전략 다시 짜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가 대표급 AI로 꼽히는 업스테이지 모델을 둘러싸고 ‘중국 모델을 베낀 것 아니냐’는 의혹과 반박, 사과와 수용으로 이어진 ‘파운데이션 모델 독자성’ 논쟁에 대해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X 기술총괄이 “논쟁 자체가 한국 AI 생태계에 의미 있는 학습 효과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논쟁이 특정 모델의 유사성 여부를 단정하는 공방을 넘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무엇으로 판단할지에 대한 기준을 공개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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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 기술총괄(사진=네이버클라우드)


    성 총괄은 어제(3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요며칠 파운데이션 모델의 독자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며, LayerNorm의 scale·bias 값과 유사도 해석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그 값이 동일 angle을 향할 수 있었구나라고 논의하는 모습 자체가 대한민국의 AI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의혹을 제기한 사이오닉AI 고석현 대표와 반박 검증에 나선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Sung Kim)가 모두 네이버(NAVER(035420))출신임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AI의 미래를 좀 더 밝게 만들어 주신 데 감사하다”고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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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X 기술총괄. 출처=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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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총괄의 문제의식은 ‘누가 맞았나’보다 ‘무엇을 남겼나’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이번 논쟁을 계기로 ‘파운데이션 모델이 무엇인지’를 더 깊게 들여다볼 모멘텀이 생겼다고 보고, 파운데이션 모델의 확장 방향과 평가 프레임을 정리했다.

    그는 AI를 “데이터를 지능으로 바꾸는 기술이자 현상”이라고 정의하며, 파운데이션 모델이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오디오·비디오·로봇 등 영역 구분 없이 확장되고 있다고 했다. ChatGPT와 Gemini가 ‘옴니(omni) 모델’을 지향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모델을 따로 운용하기보다 ‘하나의 파운데이션 모델’로 결합할 때 시너지가 나고, 특정 영역에만 강한 ‘조각난 지능(jagged intelligence)’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HyperCLOVA X와 관련해선 이번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두 가지 모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비전 이해 능력이 강화된 VLM(비전-언어 모델)과, 비전·오디오의 이해 및 생성 능력이 내재된 옴니 모델의 출발점 성격을 띤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성 총괄은 파운데이션 모델의 핵심 개념으로 ‘창발’을 들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토대’가 되는 모델이며, 학습 데이터에 내재된 역량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날지는 창발을 통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교과서를 학습하면 수학 역량이, 음악 데이터를 학습하면 작곡 역량이, 영화 데이터를 학습하면 비디오 생성 역량이 발현되는 식이라는 비유도 제시했다. 역량 발현의 정도는 투입된 컴퓨트(특히 GPU)와 모델 크기에 비례하는 스케일링 법칙을 따르고, 고성능 AI는 고비용 학습과 높은 추론 비용을 동반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어느 모델이 더 나은가”에 대한 비교는 넘치지만, “어느 모델이 어떤 특색과 목적 의식을 갖고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GLM과 Mimo, Kimi, Grok, Gemini 등 다양한 모델이 등장했지만, 이 차이를 ‘의도와 설계’ 관점에서 풀어내는 담론이 많지 않다는 문제 제기다.

    특히 성 총괄은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을 올림픽에 비유하며, 이번 ‘중국 모델 베끼기’ 논쟁이 단일 지표 경쟁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육상·수영·펜싱처럼 다양한 종목(벤치마크)으로 역량을 겨룰 수 있지만, 올림픽이 메달 합계로 국가 역량을 단정하지 않듯, 파운데이션 모델도 단일 숫자에 매달리기보다 종목을 넓히고 평가의 관점을 다층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 데이터와 동일 GPU로 더 효율적인 모델을 만드는 노력과, 제조 AI 같은 새로운 역량을 발현시키기 위해 데이터를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하는 접근이 함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총괄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완성됐을 때 우리가 가져야 할 AI가 어떤 모델이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접근 프레임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역량의 범위(옴니 모델 지향), 둘째는 효율성(효율 중심 모델의 발전), 셋째는 절대적 능력(최상위 성능 경쟁)이다. 그는 이 세 축에서 어떤 조합과 전략이 가장 효과적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업스테이지 김성훈(Sung Kim)대표는 이 글에 대해 댓글을 달고 “(사이오닉AI의 고석현 대표) 사과는 언제나 어려운 일인데, 용기를 내줘 감사하다”며 “업스테이지를 대표해 사과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의문 제기는 한국 AI 발전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이해한다면서도,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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