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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시장 이기는 정부 있었나 [이슈&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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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부동산 시장과의 전쟁

    李 “정부를 이기는 시장 없다”

    하루 동안 세제 메시지 4차례

    공제액 축소·공시가율 상향 거론

    정부 부동산 세제 정책 ‘文어게인’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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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상 ‘집값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이후, 하루 4차례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쏟아냈다. 취임 후 부동산 세금 카드 언급을 꺼렸던 태도를 바꿔, 다주택자는 물론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보유세 인상 논의도 열어뒀다. 정부의 주택공급대책 발표를 기다리던 시장에선 ‘부동산 세제 규제 강화’ 메시지가 혼선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련기사 3·4면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게시글을 통해 증세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는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크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올린 글에서도 “버티기? 뻔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양도세 중과 시행 예고에도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버티는 다주택자가 다수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반박이다.

    이 대통령은 또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며 양도세 중과와 더불어 추가적인 보유세 인상도 재차 시사했다.

    ▶지방 선거 앞두고 부동산 전면전…종부세 文때로 ‘원상복귀’ 가능성=수도권에 2030년까지 137만가구를 공급하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책을 기대했던 시장은, 대통령의 연이은 규제 카드 언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공급책 없이 고가주택과 다주택자 보유 부담을 높였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닮아, 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직접 언급한 부동산 세제 인상은 윤석열 정부에서 완화됐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되돌리는 안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종부세 과세표준 산정 시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할 수 있어 즉각적인 증세 수단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출범 직후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기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을 높였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무관하게 2주택자까지 기본세율을 적용토록 했다. 또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까지 내렸다.

    일각에선 종부세 인상이 지방선거를 앞둔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선 종부세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매도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거듭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언급을 이어가는 것도 결국 지방선거(올해 6월 3일) 이전 5월 안에는 처분하라는 신호로 읽힌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다주택자에게는 매도를 하라는 것이고 고가주택 보유자도 보유세를 강화해 부자증세로 가겠다는 게 정부의 방향”이라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종부세는 6월 1일 이전에 손대지 않으면 올해 적용이 안 되는데 사실상 6월까지 공론화하기엔 시간이 짧다”면서도 “종부세 제도 자체는 손보기 어렵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그 전에 강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양도세 중과→보유세 강화’ 文정부 정책 재현=시장에서는 현 정부가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출범했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의 정책 흐름이 재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도세 중과→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세제 개편 방식이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부활시켰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더했다. 양도세 중과에도 증여가 늘고 집값이 안정되지 않자 종부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차츰 상향했다.

    문제는 세금을 무겁게 매겨 매물 출회(공급)을 유도하기엔 ‘겹겹이 규제’로 거래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지난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으로 묶이며 단기간 내 거래를 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이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은 중과 유예가 가능하도록 논의해보겠다고 밝혔지만 규제로 인한 거래 절벽 속 100일 내 계약 체결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가 적지 않은 데다 이미 처분할 다주택자 매물은 상당부분 시장에 나왔던 만큼 추가로 유입될 매물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물리적으로 이제 3개월 남짓 남은건데 설 연휴도 끼어있고 토지거래허가 규제도 있다보니 시기적으로 (매도하기에) 빠듯하다”며 “전셋값이 급등하니까 안 나가려고 버티고, 살던 세입자를 내쫓고 매물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니 매물 출회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지거래허가제와 맞물리면서 서로 상충되는 정책을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혜원·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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